(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외환시장에서 내년 초 유로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7일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독일의 정치 공백 장기화 가능성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협상이 정치 리스크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내년 봄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탈리아 총선 등 차기 정치 이벤트에 벌써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향후 환율 시세를 점칠 수 있는 통화옵션 시장에서 최근 이변이 일어났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유로-엔 거래 기준으로 유로를 살 수 있는 권리(콜)의 수요에서 팔 권리(풋)의 수요를 뺀 값인 '리스크 리버설'은 지난 5일 급락했다. 이 값은 지난 7일 오전 시점에도 2개월래 최저치를 유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탈리아 총선 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가자가 내년 3월 유로 약세·엔화 강세를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총선의 최종 기한은 내년 5월까지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 정권의 중요한 과제는 내년도 예산안의 연내 성립으로, 의회 해산과 총선거 실시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예산안 통과를 확인한 뒤 연말에 의회 해산을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를 가정할 때 총선거 시기는 내년 3월이 유력하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이다.

총선은 집권당인 민주당과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중도 우파 연합의 삼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진영의 지지율은 각 30% 정도로 팽팽하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어떤 세력도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어떤 정권이 출범하게 될지 읽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유로화 약세 경계심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씨티그룹은 "만일 오성운동이 정권을 잡으면 이탈리아의 유럽연합 이탈 가능성은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마린 르펜(극우정당 대표) 당선됐을 경우보다 더 크다"고 판단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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