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혼재된 11월 고용 지표 발표 후 보합권에서 단기물은 오르고, 장기물은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9bp 오른 2.383%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낮은 1.798%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1bp 높은 2.773%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11월 고용 발표 후에 강보합 권에서 움직였다.

전일 국채가는 미 하원이 연방정부의 '셧 다운'을 피할 것이라는 긍정 보도에 장기물이 크게 내렸지만, 단기물은 제자리를 지키는 혼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최근 수익률 곡선 평탄화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미 상원과 하원은 전일 연방정부 잠정 폐쇄(셧다운)를 피할 단기 지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금리 전략가들은 11월 새 일자리 증가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실업률은 4.1%로 17년 만에 최저치를 유지했지만, 임금 상승률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며 10월 임금이 하락한 반사효과에도 물가 상승에 열쇠를 쥔 임금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으나,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2만8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9만5천 명을 웃돈 것이다.

11월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았다. 이는 200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애널리스트들은 4.1%를 예상했다.

11월 경제활동참가율은 62.7%를 보였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다.

일할 의사는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한계근로자나 시간제 근로자 등을 반영한 광범위한 체감 실업률인 U6는 전달 7.9%에서 8.0%로 올랐다. 7.9%는 2006년 이후 최저치였다. U6는 경기 침체 전 2년간 평균 8.3%를 유지했으며 8% 선을 밑돈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11월 민간부문의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5센트(0.19%) 상승한 26.55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전망치는 0.3% 상승이었다.

임금은 1년 전보다는 2.5% 상승했다. 전달과 지난해 12월에는 연율 2.9%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1월 고용지표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을 확실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11월 고용 지표 전반은 좋았지만 채권 거래자들을 놀라게 할 것은 없었다"며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나쁜 결과라기보다는 과장된 기대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겔은 "임금이 전년비 2.5% 오른 것은 지난해 4분기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초라한 수치가 아니다"라며 "임금은 꾸준히 올랐고, 단기 전력 질주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분석가는 일자리 증가가 예상보다 좋았지만 전체 11월 고용지표는 다소 약하다며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미약한 데다 10월 임금 상승률이 기존 0.04% 감소에서 0.1% 감소로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12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전달 대비 하락했지만 물가 기대가 높아져, 국채가 강보합권에서 약보합권으로 이동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98.5에서 96.8로 내렸다. WSJ의 전망 집계치는 99.9였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의 2.5%에서 2.8%로 높아졌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도 전월의 2.4%에서 2.5%로 상승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서베이 부문 디렉터 리처드 커틴은 "지수가 하락했지만 상당히 강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지수 하락의 상당 부분은 장기 전망이 악화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장기 전망 악화는 주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기록적인 수준으로 내렸다.

커틴은 "물가 기대가 크게 높아진 점도 주목된다"며 "전체적으로 이날 지표는 2018년 2.7%의 소비 지출 증가를 예고한다"고 덧붙였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횡보했다.

전략가들은 다음주 12~13일 예정된 FOMC 회의와 세제개편안을 주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한 차례와 내년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터튜트의 조지 러스낙 공동 헤드는 연준이 이달 금리를 한 차례 올릴 것으로 보지만 내년 금리 인상 경로는 어둡다고 예상했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짐 베어드 수석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의 내년 정책 행보에 다소 회의적"이라면서 "연준 내 리더십 변화가 있는 것 역시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어 베어드 책임자는 "그러나 견고한 고용시장은 연준이 경제가 과열되는 것을 막도록 경계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알란 러스킨 전략가는 "11월 고용지표는 주식을 포함한 위험 자산에 좋은 소식"이라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전망을 늘릴 정도로 좋은 지표는 아니지만,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와 같은 지표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루크 바르톨로뮤 전략가는 "연준은 다음주 금리를 인상하지만, 점도표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가 진짜 궁금하다"며 "세제안과 낮은 임금이 연준 위원들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가 관건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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