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손태승 우리은행 내정자가 이달 22일 임원인사를 예고하면서 이에 대한 금융권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취임 직후 손 내정자가 향후 임원을 포함한 직원인사에 그간 불문율처럼 적용돼 온 '동수원칙'을 제외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성과주의에만 기반을 둔 인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 직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내정자는 오는 13일 행 내 방송을 통해 연말 정기인사의 기준과 원칙을 직접 직원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그는 지난 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이메일 서신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최종 내정되고 난 뒤 처음으로 보내는 메시지였다.

손 내정자는 직원들로부터 제기된 인사 관련 문제의식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개인의 인사청탁 행위에 대해선 엄벌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간 개인의 경력은 물론 성과에 기반을 둔 객관성 있는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 될 것"이라며 "임원인사가 (손 내정자)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이다 보니 조직에 미칠 시그널을 고려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임원 12명의 임기가 지난 8일로 끝났다.

다만 채용비리 사태와 수장 공백에 따라 당초 예정보다 임원인사가 늦어진 만큼 임원들의 임기는 연말 인사가 진행될 때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임기가 만료된 임원 중 상업은행 출신은 김홍희ㆍ조재현ㆍ신현석ㆍ권광석 부행장과 김영배ㆍ허정진 상무다. 최정훈ㆍ박성일ㆍ김선규ㆍ장안호 부행장과 이동연 상무는 한일은행 출신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자리는 사실상 서열 2위에 해당하는 국내 부문 겸 개인 그룹장 자리다.

내부에서는 김홍희 부행장의 가능성을 크게 내다보고 있다.

그간 부동산금융그룹을 이끌어 온 김 부행장은 최근 채용비리 논란으로 사퇴한 남기명 부문장을 대신해 국내 부문장을 대행하고 있다. 부행장 중 연배와 경력 면에서도 가장 앞서있다.

일각에선 최정훈, 조재현 부행장의 발탁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손 내정자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 그룹장 자리 역시 의미가 크다.

손 내정자가 조직의 갈등 봉합, 해묵은 계파 갈등 해결을 취임 이후 가장 우선할 과제로 손꼽은 만큼 이번 임원인사가 그 첫 시작이 될 것이란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임원인사의 결과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능력에 기반을 두겠다는 내정자의 뜻이 확고하다"며 "동수원칙이 갈등의 시작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간의 불문율은 이번 연말을 계기로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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