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올해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한 KB금융지주가 내년 국내외 인수·합병(M&A)으로 리딩 금융그룹 굳히기에 나선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 그룹의 경영전략 및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윤 회장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0년까지 리딩 금융그룹으로의 1위 수성을 위한 커다란 틀을 마련한 것으로, 회장·행장 분리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한 만큼 M&A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 방안이 담겨있다.



◇지배구조 안정· 세대교체 동시에 일군다

KB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9월 윤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뒤 행장 분리를 공식화했다. 회장과 행장의 갈등으로 촉발된 이른바 KB사태 이후 지배구조가 안정화된 만큼 회장과 은행장 분리 시기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외풍을 겪어오면서 계속됐던 낙하산 논란을 잠재우고 내부에서 행장을 발탁해 지배구조 불안을 잠재웠다는 평가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시너지와 인수·합병(M&A) 등 큰 그림은 윤 회장이 주력하고, 행장은 비대면 및 디지털 금융 확산에 따른 새로운 영업 및 경영전략을 제시하는 등 역할이 분명해졌다.

허 행장은 1961년생으로 주요 시중 은행장 가운데 유일한 60년대생이다. 때문에 계열사장 등 주요 임원을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젊은 인물로 교체하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립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WM·CIB·디지털·IT 등 그룹 핵심 사업의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외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영입할 예정이다. 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구축하는 등 관리체계도 혁신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비대면채널의 질정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영업창구를 통한 대면 서비스와의 연계 서비스도 강화해 대부분의 업무가 자동화될 수 있도록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고객의 편의성도 높아지고 직원들의 역량도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보사 M&A 나설 듯…ING·KDB생명 등 거론

KB금융은 지난 7월 신한금융의 시가총액을 따라잡으며 7년 만에 금융 대장 주 지위를 회복했으며 지난 3분기까지 2조7천64억 원의 순익을 내며 신한금융을 500억 원 차이로 따돌렸다. 4분기를 포함한 연간 실적에서도 신한을 앞설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KB금융의 1등 수성을 위한 핵심 전략은 M&A다.

'KB금융 2020 전략'에 따르면 KB금융은 국내에서의 대형 M&A를 통해 경쟁구도의 구조적 격차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일 주주총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고 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서 저희 전략에 부합하면 인수를 고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KB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33억 원, 자산규모는 9조710억 원으로 중하위권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계열사를 보강해 그룹의 시장지배력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으로, ING생명·KDB생명 등이 잠재 매 울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CIB 사업 강화

KB금융은 국내 M&A와 별개로 해외시장에서도 적절한 매물이 있으면 인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현지 규제가 까다로워 여유치 않을 때에는 지분인수나 합작회사 설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투자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윤 회장은 "KB가 경쟁사보다 글로벌에 뒤처져있는 게 사실"이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성장 속도가 바른 아시아 지역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략에 부합하면 M&A를 할 수 있다"며 "은행 뿐 아니라 캐피탈, 카드사 등도 인수 대상으로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대비하기 위한 CIB 사업도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현대증권 인수로 몸집을 키우는 데 성공한 KB증권은 국민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인프라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새로운 투자 사업을 육성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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