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여의도에 둥지를 틀고 있던 일부 증권사들이 올해 '탈(脫) 여의도에 나섰다. 사옥 이전 효과로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의 임대 수익은 크게 늘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신증권의 부동산 임대 수익은 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배 이상 증가했다.

임대 수익이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한 데는 명동 신사옥으로 이전한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부지 매입 후 입주를 시작할 때 이미 평가차익만 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증권은 지난 1985년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올해 초 신사옥인 대신 파이낸스센터로 이전하며 명동으로 복귀했다. 명동 사옥에는 대신증권을 포함해,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저축은행 등이 입주해 있다.

이 외 공간에는 속속 임차인들이 들어오고 있다. 새로운 사옥의 10개 층은 오피스 공유 플랫폼인 '위워크(WeWork)'가 임차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본사 사옥의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에 걸쳐 유명한 요식업체들을 입점시켜 식당가를 오픈할 예정이다. 새 식당가의 이름은 '디스트릭트 엠(District M)'이다.

이미 여의도에서는 SK증권 빌딩에 유사한 컨셉트의 '디스트릭트 와이(District Y)' 식당가가 생기며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같은 건물이라고 할지라도 사무실보다는 식당 등 상업 시설의 임대료가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동 지역의 임대료가 타 지역보다 높다는 점은 물론, 유동인구가 많다는 이점도 있어서 임대 수익이 쏠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신증권이 여의도를 떠나며 공실이 늘어난 신영증권의 부동산 임대 수익은 반 토막이 났다.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2017년 4월~9월) 신영증권이 벌어들인 부동산 임대 수익은 20억3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억원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2013년에 대신증권은 공동 소유하던 건물을 800억원에 신영증권에 매각했다. 이때부터 대신증권은 신영증권으로부터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해왔다.

그러나 전체 건물의 66%를 임차해서 사용하던 대신증권이 사옥을 짓고 명동으로 떠나면서 신영증권의 부동산 수익도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신증권은 업계 내에서도 손꼽히는 '부동산 부자'였다. 보유한 투자 부동산은 3천억원 규모에 달한다.

최근에는 단순 투자를 넘어 부동산 금융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그간 투자 부동산 규모는 물론, 부동산 임대 수익 측면에서도 줄곧 업계 상위권에 랭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계열사들과 협업 등을 통해 부동산 금융 상품 개발과 판매 등에 박차를 가하며 '부동산 강자'로 거듭나려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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