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김대도 기자 = 초대형 투자은행(IB)로의 성장을 꿈꾸는 국내 증권사들이 환전업을 확대하고 있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초대형 IB를 준비중인 미래에셋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은 모두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현물환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외환동시결제시스템(CLS:Continuous Linked Settlement)을 구축해 은행과의 FX거래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삼성증권은 외환업무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정식으로 기업 환전 업무를 시작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2분기에 CLS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달러-원 은행간 시장 참여와 더불어 사내 환전 프로세스, 외환스와프, 포워드 프로세스, 중국 위안화 직거래 시장 거래도 세팅을 마쳤다. 영업점 자동 선물환 프로세스도 마련돼 있다.

NH투자증권은 FICC관련 부서들과 유기적인 업무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초대형IB로 지정됨에 따라 기업 고객과의 현물환 매매업무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환전업은 국내 증권사들로서는 쉽게 확대하기 어려운 분야였다.

환전업무는 외국환은행만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은행 고유의 영역으로 취급됐다.

이에 증권사들은 주로 투자 상품 고객이 매매하는 과정에서 환전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환전업무를 할 수 있다.

초대형 IB들이 직접 환전업무를 할 수 있게 되면 고객층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펀드나 투자상품으로 해외투자에 나서는 일반 고객 뿐 아니라 기업, 공공기관까지도 고객층이 확대될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저금리와 투자상품 다변화 요구로 고객과 회사 내부의 해외주식, 채권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환전, 환헤지, 외화조달 등의 외국환업무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전업무의 확대가 가져올 미래의 수익이 커질 수 있지만 증권사들은 큰 기대를 하기 조심스럽다.

초대형 IB로서 업무영역을 키워가는 것은 장점인 반면, 증권사로서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다.

그만큼 은행 중심의 외국환 업무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달러-원 스팟 거래나 세일즈 업무 등은 준비작업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다만, 어느 기업의 스팟 한도를 받고 나서 환전업무를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기업에 직접 달러를 송금하는 업무 등은 은행을 거쳐야 해 FX업무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면 추가적으로 허용돼야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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