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금호타이어 중국공장을 두고 채권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공장 처리방안에 따라 자율협약, 워크아웃, 초단기 기업회생 절차(P-플랜) 등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방향성이 정해질 전망이다.

1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중국공장을 그대로 안고 가면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공장 운영을 지속한다면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자율협약, 워크아웃 등으로 신규 자금을 지원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형태가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금호타이어 중국공장의 여건은 상당히 어려운 처지다.

이 공장은 지난 2011년 중국 CCTV의 소비자 고발 발송 이후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면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결국 '내수 판매 급감→공장 가동률 저하→고정비 증가→원가 상승→가격 경쟁력 악화'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금호타이어 본사가 중국공장에 생산한 물량을 비싼 값에 사주고, 되파는 구조로 영업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공장에 운영자금을 공급해 주고 있다. 이에 따른 본사의 역(逆)마진 규모는 지난 2015년 715억원, 2016년 164억원 수준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중국공장의 차입금은 대부분 본사가 보증을 서주고 있어서 본사에서 지원할 수밖에 없다. 너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회생을 위해서 중국공장을 정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 경우 6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빌려준 중국 금융기관의 상환 요구 등 반발이 심해질 수 있어 법원의 손을 빌리는 게 최선이다. 법원의 강제 채무조정이 필요한 만큼 채권단 P-플랜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P-플랜에 따른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P-플랜은 워크아웃의 장점을 결합했다고 해도 일종의 법정관리다. 대외적인 신인도가 상당히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법원이 적자를 보는 중국공장을 청산하는 수순으로 회생계획서를 확정했다고 가정하자. 금호타이어 중국공장에서 타이어를 공급받고 있는 현대ㆍ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가 다른 영업선을 찾게 된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이들 업체들의 신뢰가 낮아지면서 다른 시장에서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금호타이어가 중국공장을 포기하는 게 맞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타이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그동안 고인치·초고성능 타이어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면서 "아직은 선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품질의 타이어 수요가 충분한 중국시장에서 공장 정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의미다.

컨설팅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과도한 차입으로 중국공장을 만든 게 문제지, 중국공장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며 "자칫 이번에 중국시장에서 나가면 재진입하기도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중국공장을 정리하는 행위가 소위 말하는 '먹튀' 가능성도 있어 통상문제 재촉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따라서 일단은 채무를 유예시킬 수 있는 체제로 나선 후에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율협약 등 채권단 주도의 체제로 들어가면 중국 금융기관의 자금 상환 요구가 더욱 강해지고, 갚게 되면 금호타이어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며 "이는 공평손실 부담 원칙에도 벗어나기 때문에 여러 각도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주 금호타이어 처리안에 대해 결론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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