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OMC) 정례회의를 며칠 앞두고 2주 만에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운용에 나섰다.

FOMC 이후 인민은행이 동반 금리 인상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인민은행의 소규모 역RP로 시장을 달래는 데 그쳐 인민은행이 긴축 기조를 지속할지 주목된다.

11일 다우존스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역RP 7일물 400억 위안과 28일물 400억 위안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날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이 600억 위안임을 고려할 때 인민은행은 시중에 200억 위안의 유동성을 순공급한 셈이다.

인민은행이 역RP로 시중에 유동성을 순공급한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2주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인민은행은 만기도래한 물량만큼 역RP를 운용하거나 그보다 적게 역RP를 공급해 시중에 유동성을 흡수해왔다.

지난주에만 인민은행은 역RP로 5천100억 위안을 순회수했다. 전주인 1일로 끝난 한 주간에도 인민은행은 400억 위안을 순회수해 2주 연속 자금을 순회수했다. 2주간 흡수한 유동성만 5천500억 위안이다.

그동안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인민은행이 역RP 운용에 나서지 않는 것은 FOMC 회의를 앞두고 총탄을 아끼기 위한 행보로 해석해왔다.

FOMC 이후 인민은행의 긴축 기대가 높아질 경우 시장의 불안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추후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사전에 시중 유동성을 긴축적으로 유도해왔다는 설명이다.

이날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긴 했으나 200억 위안으로 상징적 수준에 그치면서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이 실렸다.

그러나 인민은행이 시중에 유동성을 많이 풀지 않으면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날 한국시간으로 오전 2시 21분 현재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5.03bp 오른 3.9754%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한때 10년물 국채금리는 4%를 넘어섰다.

인민은행은 지난 3월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수 시간 뒤에 역RP 금리를 비롯한 단기 금리를 인상했으며, 지난 6월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아무런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여기에 미국의 감세안까지 가세하면 중국에서의 자본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중국은 유동성 공급보다는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긴축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채권 금리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인민은행이 서둘러 금리를 올리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자본유출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물가 상승 압력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상승하는 데 그쳐 10월의 1.9% 증가에서 둔화했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대비 5.8% 증가해 전월의 6.9%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1월 말 기준 3조1천190억 달러로 전월보다 100억 달러 증가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0개월 연속 늘어나 작년 10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금융 위험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유동성 환경을 긴축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국의 감세안 등으로 자본유출이 확대될 경우 위안화 약세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날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미 달러화에 대해 11거래일 만에 강세 고시했다. 미 달러화가 FOMC를 앞두고 강세 전환됐지만,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따라서 자본유출 압력이 거세질 경우 인민은행은 지난 3월처럼 역 RP 금리를 소폭 인상해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쑨궈펑(孫國峰) 인민은행 금융연구소 소장은 인민은행이 "특별히 시중 금리가 장기적으로 낮을 것이라는 기대를 시장에 주지 않아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설에 불을 지폈다.

그는 한 금융 포럼에 참석해 "신흥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고 금융위기 당시 풀어놓은 양적완화를 거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말에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의 정책 방향의 실마리와 금융 디레버리징에 대한 당국의 시각을 읽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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