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4bp 오른 2.387%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5bp 상승한 1.823%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1bp 낮은 2.772%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가격은 국채 입찰을 앞두고 맨해튼 폭발 사고 여파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 출발했다가 사고 파장이 크지 않자 오름폭을 낮췄다.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한때 2.356%까지 내렸다.

지난 주말 국채가는 일자리가 크게 늘었지만 임금 상승은 부진한 11월 고용지표 발표 후 단기물은 오르고, 장기물은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금리 전략가들은 일단 맨해튼 폭발 사고로 안전 선호가 강해졌다며, 하지만 이날 입찰이 있는 데다 다음날부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개최돼 시장이 많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근처 42번가와 8번 애비뉴가 만나는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에서 폭발이 있었지만, 사상자가 없는 데다 폭탄을 터트린 것으로 의심받는 테러 용의자도 검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날부터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하며 13일 오후 2시 성명과 2018년 경제 전망치를 새롭게 내놓는다. 30분 후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예정됐다.

시장은 이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관건은 연준의 2018년 금리 인상 횟수를 보여줄 점도표와 물가 예상치다.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고용시장 호조에도 물가가 계속 부진한 모순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물가 전망치와 점도표에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14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통화정책 결정에 나선다.

BMO 캐피털 마켓츠는 "연준은 이번 주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하지만, 문제는 FOMC가 향후 경제와 물가 전망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라고 진단했다.

회사는 "연준이 금리 전망에 큰 변화를 줄 것 같지 않지만, 점도표를 챙겨야 한다"며 "근원 물가 전망이 더 높아진다면, 금리 전망 수준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린 캐피털의 스콧 부차 헤드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주 연속 오른 후에 내렸다며 국채시장은 의회에서 세제개편안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좁은 폭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차는 세제안은 미 정부 재정적자를 확대하고, 국채 발행을 늘려 채권 수익률을 오르게 할 수 있다며 지금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들이 전달대비 부진해, 국채가가 다시 오름폭을 소폭 확대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채용 공고(job openings)가 599만6천 명으로, 전월대비 18만1천 명 줄었다고 미 노동부가 발표했다.

10월 고용은 전월에서 23만2천 명 늘어난, 555만2천 명을 나타냈다.

2016년 10월에는 채용 공고가 558만7천 명, 고용이 520만 명에 불과했다.

올해 채용 공고는 지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1월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가 135.88로, 전년대비 4.7% 상승했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그러나 10월 지수가 애초 135.57에서 136.23으로 상향 수정돼, 11월 지수는 전달대비로는 하락했다.

개드 레바논 콘퍼런스보드 북미 수석 경제학자는 "10월 지수 상승 폭은 역대 최대였다"며 "11월 지수도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이는 고용이 앞으로 몇 달 호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강하지 않은 가운데 뉴욕증시 상승세 유지에 오름폭을 반납했다.

미 재무부는 3년 만기 국채를 연 1.932%에 발행했다. 일반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응찰률은 3.1배를, 중앙은행 등의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59.0%에 그쳤다.

재무부는 또 10년 만기 국채를 연 2.384%에 소화했다. 응찰률은 2.37배, 간접 낙찰률은 57.2%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낮게 거래되다 보니 매수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전략가들은 내년 기준금리가 얼마나 오를 것인가에 집중했다.

씨티그룹은 선진국의 평균 금리가 내년에 0.4%포인트 인상돼, 1%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체이스도 0.52%포인트 뛰어, 평균 1.2%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선진국 금리가 1% 혹은 그 이상으로 오르는 것은 금융 위기가 촉발되기 전인 2006년 이후 처음이 될 수 있다.

씨티그룹의 이브라힘 라바리 글로벌 이코노믹스 책임자는 "내년이 진정한 긴축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 "지금의 (점진적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이 통화정책 변화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내년 후반이나 2019년 초에는 (상황이 달라지면서) 통화 기조가 금융시장을 복잡하게 하는 요소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기대하는 감세 효과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주장해온 규모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미 재무부가 내부 평가했음이 드러났다는 소식도 주목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이날 공개된 미 재무부 조세정책국 자료에 의하면 미 상원을 통과한 세제 개혁안대로 법안이 확정될 경우 향후 10년 추가 경제 창출 효과가 약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CNBC는 이 규모가 미 의회 합동 세제위원회가 앞서 예상한 4천80억 달러는 크게 웃도는 수준이지만, 1조5천억 달러로 예상되는 감세 분을 보충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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