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올해 해외투자 환헤지 비율을 낮추고, 현물환을 매수해 해외투자에 나선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자금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연말 북클로징 소식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성 달러자금 유입은 감감무소식이기 때문이다.

12일 서울외환시장과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투자 수익은 원화 기준으로는 12%대, 달러 기준은 18%대다.

한 관계자는 "해외 증시 강세로 주식투자 수익이 20%에 달했었지만 10월 이후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격히 하락한 영향이 컸다"며 "환율은 연초대비 10% 가까이 하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해외주식을 번 돈이 상당 부분을 원화 강세로 까먹은 상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2017년 9월말 '국제투자 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국 증시는 4.9%, 유럽증시는 4.4%, 중국은 5.3%, 일본은 1.6%, 홍콩은 6.9%올랐다.

일부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올해 해외 증시가 활황을 보였는데 차익실현성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지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해외주식 투자 수익률은 평가수익일 뿐 종목별 매도 조정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주식을 줄이는 방향은 아니다"며 "장기 투자여서 차익실현성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말까지 해외채권 환헤지를 줄여왔으며, 2014년말부터 주식, 대체투자 등에는 환헤지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수익의 일부를 우리나라로 들여오는 것보다 해외투자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환포지션을 노출하면서 달러를 매수하는 쪽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일부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해외에서 수익을 내더라도 이를 한국으로 송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차익실현한 자금을 국내로 송금해 원화로 환전하기보다 달러로 보유한 후 재투자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이나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투자한 자금을 시시각각 국내로 들여오는 본국 송금이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하게 나타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들은 단타로 투자하지 않는다"며 "해외채권은 물론 주식도 대부분 장기 투자 중심이어서 올해 수익이 났다고 차익실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투자분을 차익실현하더라도 달러를 전부 팔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식 비중이 점점 커지는 데다 해외투자 비중도 넓히고 있어 달러를 원화로 자주 환전하기보다 현물환 매수를 덜 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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