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생산자물가가 오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성향을 북돋을 수 있다는 우려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오른 2.403%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6bp 상승한 1.829%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0bp 높은 2.782%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생산자물가 영향과 각종 채권 발행 부담으로 하락 출발했다.

이날 국채 입찰 외에도 세제개편안 통과 전에 혜택을 누리려는 회사채와 지방 정부채도 발행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일 국채가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금리 전략가들은 11월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다음날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또 FOMC에서 내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도 관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날부터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를 개최하며 다음 날 오후 2시 성명과 2018년 경제 전망치를 새롭게 내놓는다. 30분 후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예정됐다.

시장은 이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관건은 연준의 2018년 금리 인상 횟수를 보여줄 점도표와 물가 예상치다.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고용시장 호조에도 물가가 계속 부진한 모순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물가 전망치와 점도표에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0월에 전년비 1.6%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지수는 5년 반 동안 연준의 목표치 2%를 밑돌고 있다.

또 14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통화정책 결정에 나선다.

RW 프레스프리치앤코의 래리 밀스타인 매니징 디렉터는 "금리가 오르고, 연준은 더 공격적이 될 것으로 본다"며 연준이 내년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을 바란다면 10년물은 2.42%를 뚫고 올라, 거래 범위가 2.75~3.0%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42%는 지난 7개월간 국채수익률을 막아선 장벽 역할을 해왔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10년물 국채에 대한 전망이 타이트한 것은 현재 기록적인 수준인 지방정부채 발행이 세제안 통과 후에 줄어들 수 있는 데다 이미 줄고 있는 회사채 공급에 대한 강력한 흡입력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보겔은 다만 "2018~2019년에 국채 공급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국채 시장에 진입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 경기를 낙관하게 했다.

지난 1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휘발유와 전반적인 상품 가격의 상승 영향으로 6년내 최고치로 올랐다.

미 상무부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4%(계절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4% 상승이었다. 3개월째 올랐다.

11월 PPI는 전년비 3.1% 상승했다. 이는 거의 6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10월에는 전년비 2.8% 올랐다.

올해 유가 상승과 세계 수요 증가가 PPI를 계속 밀어 올리고 있다.

음식과 에너지, 트레이드 서비스를 제외한 11월 근원 PPI는 0.4%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상승을 예상했다. 앞선 두 달 연속 근원 PPI는 0.2% 높아졌다.

11월 근원 PPI는 전년대비 2.4% 상승했다. 2014년 중반 이후 가장 높다. 10월에는 전년비 2.3% 뛰었다.

앰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경제학자는 "11월 PPI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상승세가 확산했다는 점이다"라며 "PPI 수치는 확실히 우리가 골목을 돌아서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월 미국 소기업들의 경기 낙관도가 두 달째 오르면서 34년 내 최고치에 근접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11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103.8에서 107.5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3년 7월의 10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낙관지수의 급등은 소기업 소유주들이 물가 상승을 제외하고 앞으로 6개월간 매출과 경영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매출 증가를 예상한 소유주는 전달보다 13%포인트 늘어난 34%에 달했다.

NFIB는 헬스케어와 세금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소기업은 의회가 무엇이든 통과시킬 것이라는 점때문에 경영 환경을 긍정적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30년물 입찰 후 낙폭을 줄였다.

미 재무부는 120억 달러어치 30년물을 연 2.804%에서 발행했다. 전체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응찰률은 2.48배로 보통 수준이었다. 해외 중앙은행의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61.9%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수요가 꾸준히 확인됐다는 점에서 입찰 후 국채가 낙폭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온 WSJ 설문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세 차례라고 대답해, 기존 전망치를 높였다. 이는 연준의 지난 9월 점도표와 일치한다.

전미제조업협회(NAM)의 차드 무트레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이 내년 2월 옐런의 뒤를 이어도 "기존 정책 구도가 크게 바뀌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현재로썬 그렇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美 성장은 현 4분기에 2.5%로, 한해 전과 같은 수준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전달과 같으며 지난 10월 조사 때의 2.3%보다는 상향 조정된 것이다.

내년 성장은 2.6%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0.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민간 경제학자들은 이처럼 전망치를 높인 이유로 美 의회에서 양원 조정의 막바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감세안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업률의 경우 내년 말까지 3.9%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략가들은 FOMC 외에도 두 가지 중요한 변수를 주목했다.

라피키 캐피털의 스티븐 잉글랜더는 "앨라배마의 상원 보궐선거와 물가 지표가 지금 FOMC보다 더 중요하다"며 근원 물가의 3개월 변화를 챙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원 물가의 3개월 변화는 현재 0.2%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잉글랜더는 3개월 근원 물가가 0.3% 오르고, 3개월 연율 상승률이 2.6%에 달한다면 이는 물가 경고등이 켜지기 충분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앨라배마 선거는 내년 중간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텃밭 패배를 막으려고 막판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만일 공화당이 패배 시 상원의석이 51석으로 줄고 국정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잉글랜더는 민주당 후보가 이긴다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3% 밑으로 빠질 수 있다며 세제안 통과 실패에 관한 위험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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