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경영화두로 제시한 '딥 체인지 2.0'의 일환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큰손'으로 떠올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기존 통신·정유 사업에서 반도체사업으로 새로 진출함으로써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있다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링과 M&A 강화를 지시했다.

최 회장은 기업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딥 체인지를 주문하고 있다.

이는 최 회장이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꼽은 반도체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를 인수해 그룹의 먹거리로 성장시킨 데 그치지 않고 올해 3월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 인수전에 직접 뛰어들면서 해당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였다. 특히 SK가 인수전 초반 경쟁업체들에 뒤처지자 최 회장은 직접 일본 출장을 다녀오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까지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5위에 머물렀지만, 도시바 메모리 사업에 가세할 경우 글로벌 2위로 도약하게 된다.

최 회장의 딥 체인지 전략은 계열사들의 신성장동력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지주회사 전환 10년을 맞이한 SK㈜는 사실상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SK㈜는 지난 7월 중국 2위 물류기업인 ESR에 3천720억원을 투자해 중국 물류센터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유일 반도체 웨이퍼 수출기업인 LG실트론 지분 51%를 6천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앞서 SK㈜는 지난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반도체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이번 LG실트론 인수를 통해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핵심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더해 SK㈜는 글로벌 제약회사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생산공장 인수, 중국 농축산가공업체 커얼친, 의류 브랜드인 캐나다 멕케이지, 미국 앨리스올리비아 지분투자 등으로 신성장동력 개척의 폭을 넓혔다.

SK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정유사업도 최근에는 배터리, 화학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출범한 직후인 올해 2월 100%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다우케미칼로부터 EAA(에틸렌아크릴산) 사업을 인수했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PVDC(폴리염화비닐리덴) 사업을 인수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중한석화, 넥슬렌 합작회사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링 성공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며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투자와 M&A를 적시에 과감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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