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현직 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모든 절차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조만간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 대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 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금융지주 회장 후보 추천 구성에 있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점이 발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이 올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에 대해 검사를 했는데, CEO 승계 프로그램 운영 등에 있어 문제점을 발견했다는 게 최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검사 결과 CEO 승계작업에 대한 잡음이 여러 많았다"며 "내·외부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는데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CEO 승계프로그램도 형식적일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이 같은 승계프로그램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검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특히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연임 의사가 있는 현직 회장이 포함된 것 자체가 기득권이라고 꼬집었다.

최 원장은 "현직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회추위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게 상식인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셀프추천이라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이 연임 의지가 있다면 남의 의혹을 살만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회장 후보 추천에 현직 회장이 참여할지 말지 판단하는 것 자체가 기득권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자신이 회추위를 빠져나가서 사외이사 중심으로 후보군을 결정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면 되는데, 실제로는 빠져나가 있다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최 원장은 후보군 양성프로그램도 비판했다.

그는 "후보자 양성프로그램은 내용만 있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올해 검사에 들어간 몇 개 지주사 사외이사들에게 어떤 상황인지 설명도 했는데 이 수준 갖고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한 문제점도 언급했다.

최 원장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선정하는 과정을 보면 거의 회장과 경영진이 평가해 교체하는 등 투명한 평가제도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며 "사외이사 전원이 한꺼번에 교체되는 것도 문제고 제도적 장치를 갖고 순차적인 교체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이사제와 관련, 최 원장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며 "어떤 사람을 대표로 뽑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조직에 굉장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 원장은 "(지배구조와 관련한 지적은) 어느 특정한 지주사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점검하고 지적하는 것"이라며 "금융회사가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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