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유가 반등 속에 엔화에 내리고, 유로화에 오르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24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11.34엔보다 0.1엔(0.08%)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5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64달러보다 0.0013달러(0.11%)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04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4.31엔보다 0.27엔(0.21%) 밀렸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689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6651달러보다 0.00243달러(0.19%) 강해졌다.

달러화는 시장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견해차 확대로 엔화와 유로화에 보합권에서 오락가락하다가 유가가 사흘째 내림세에서 반등한 것을 따라 두 통화에 모두 올랐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발표된 주간 고용지표가 엔화에 대한 달러화 약세를 소폭 만들었지만, 현재 달러화를 둘러싼 환경은 '중립적'이라고 진단했다.

삭소 은행은 미국 금리 전망에 큰 변화가 있을 때까지 달러화에 대해서 전술상 중립 견해를 채택한다고 설명했다.

ING은행도 달러는 '중립적' 환경에 놓였다며 반면 유로화는 이번 주말에 나오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호조 기대를 근거로 1.1285~1.1300달러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미 금리의 상승은 아마도 앞으로 18개월간 달러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하지만 2012년 이후의 장기간 상승세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는 이는 유럽의 경기 회복이 시작된 데다 미국 경기 확장기가 후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내년말 1.12달러로 오르기 전에 1.06달러로 약해질 수 있다고 예측했으며 내년까지 달러화가 중국 위안화에 2~3%, 엔화에 거의 7% 약해질 것으로 은행은 내다봤다.

지난 17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지난 2주간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지만, 역대 낮은 수준을 유지해 고용시장 호조세를 해칠 정도는 못 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3천명 늘어 24만1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4만명이었다.

지난 10일로 끝난 주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3만7천명이 23만8천명으로 상향 수정됐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천500명 늘어난 24만4천750명을 보였다.

지난 10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는 8천명 늘어난 194만4천명을 나타냈다. 3주째 증가세다.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기업들은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안다"며 "그래서 그들은 다른 대안이 생길 때까지 현재 직원을 붙잡아두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0.3% 상승했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밝혔다.

선행지수는 지난 4월에도 0.3% 상승했다. WSJ 집계치는 0.3% 상승이었다.

5월 동행지수는 0.1%, 후행지수도 0.1% 올랐다.

콘퍼런스보드의 아타만 오질디림 디렉터는 "5월 선행지수 상승은 미 경제 성장률이 올해 남은 기간 장기 추세인 2%에서 유지될 것 같다는 의미이다"며 "개선세는 주택착공 허가건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부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보합권에서 오락가락하다가 오후 들어 전해진 영국 중앙은행(BOE) 이사의 매파 발언에 가파르게 올랐다.

BOE의 크리스틴 포브스 이사는 런던경영대학원(LSB) 연설에서 "영국의 금리 인상이 더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핸스 리데커 전략가는 "시장은 현재 올해 말까지 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13bp 반영하고 있다"며 "이는 이전의 5bp에서 올라선 것이다"고 설명했다.

리데커는 "시장은 앞으로 진짜 변화가 있을 것인지 가늠하기 위해 은행 내 다른 비둘기파 위원들의 발언에 더 집중할 것이다"며 "은행의 결정은 매우 지표 의존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협상 때문에 달러화에 1.32달러까지 오를 것이다"며 "이는 브렉시트가 얼마나 경제 성장에 해를 입힐 것인가에 달렸지만, 전일 영국 여왕의 국정연설은 더 개방적이고, 기업 친화적인 접근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연준 위원의 비둘기 발언에도 유가 상승세 지속에 엔화와 유로화에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1센트(0.5%) 상승한 42.7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감소와 최근 급락에 따른 반작용 등으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올해 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한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연준 위원들이 2년 6개월 안에 연방기금 금리를 3%대까지 인상한다고 전망했는데, 금리 전망 경로가 불필요하게 공격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불라드 총재는 또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물가 둔화 범위가 기존 예상보다 광범위하다"라고 진단하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전일 필라델피아 연은의 패트릭 하커 총재는 연준이 자산 축소를 시작하기 전에 금리 인상을 일시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연은의 찰스 에번스 총재와 미니애폴리스의 닐 카시카리 총재도 최근 물가지표 둔화를 근거로 올해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을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재닛 옐런 총재와 뉴욕 연은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낮은 실업률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는 필립스 곡선 이론을 강조하면서 올해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오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금리 25bp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25~1.5%가 될 가능성을 9월과 12월에 각각 16.4%와 40.9%로 반영했다.

전략가들은 최근 물가 부진으로 하향세를 보이는 미 국채금리를 주목했다.

프랑스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올해 최저치 2.12%로 떨어지면 달러화가 108엔 지지선을 깨고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의 키트 주크스 전략가는 미 국채금리가 최근 2.1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일본에서 오랜 저금리 때문에 고수익 자산을 선호하는 일본 투자자들에게 미국 자산을 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 엔화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주크스는 또 유가 하락에 이어 코코아 가격이 10년내 최저치 경신을 시도하고 있고, 설탕 가격도 계속 내려갈 수 있다며 이 모든 게 물가를 더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 달러화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행은 이런 상황은 다음번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저울질을 하는 연준에 의해서 고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K자산운용회사는 미 국채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면 달러화가 엔화에 110.50엔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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