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 성장을 낙관하면서도 내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그대로 둔 영향으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49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49엔보다 1.0엔(0.88%)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82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45달러보다 0.0079달러(0.66%)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0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29엔보다 0.28엔(0.21%) 낮아졌다.

달러화는 12월 FOMC를 앞두고 공화당이 앨라배마 선거에서 패배한 데다 소비자물가가 예상 수준인 영향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하락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이날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선거 결과로 세제개편안 통과에 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내렸던 달러화가 소비자물가 발표 후 엔화와 유로화에 수직으로 추가 하락했다며 FOMC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브라이언 다잉거필드 전략가는 이날 실망스러운 물가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존 내년 세 차례의 금리 인상 전망을 고수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고수익률을 바라는 투자자들의 달러 자산 매입을 촉진한다.

다잉거필드는 실업률이 4.1%이고 고용 호조가 지속하는 데다 물가 압력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물가가 진짜 오를 것인지에 관한 더 많은 숙고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달러화는 이후 엔화에 낙폭을 줄였다.

내년 중간선거의 전초전인 앨라배마 주(州) 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더그 존스(63) 후보가 성 추문에 휩싸인 공화당 로이 무어(70) 후보를 꺾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 주 가운데 하나이자 공화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앨라배마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한 것은 25년 만이다.

이로써 전체 상원 의석(100석) 중 52석이었던 공화당 의석이 51석으로 줄었다.

미국 민주당은 존스 후보가 상원의원으로 정식 취임할 때까지 세제개편 최종 투표를 미뤄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캐나다 은행 RBC는 상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의 패배가 세제안의 의회 통과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덜란드 ING은행은 앨라배마 선거가 세제안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보고 있다며 랜드 폴과 수전 콜린스 같은 공화당 상원들은 현 세제안을 완전히 지지하지 않고 있어, 여전히 세제안이 통과되는 데 정치적 장애물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앞으로 중간선거까지 달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광범위한 정치적 우려 거리를 과소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 불확실성은 2018년 투자자들을 부분적으로 미국 자산에서 멀어지게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DS 증권의 콘스탄티노스 앤티스는 이날 FOMC에 대해서 더 신중해야 한다며 "옐런 의장과 다른 위원들이 경제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고,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인정한다면 달러는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앤티스는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에너지 가격 덕분에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4% 상승이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2.2%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1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10월에는 0.2% 상승한 바 있다.

11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7% 높아졌다.

노동부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주간 실질 임금이 전달비 0.1% 올랐다고 밝혔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공화당 상하원에서 세제개편안 합의가 도출됐음에도 엔화와 유로화에 낙폭을 줄이지 못했다. 이후 FOMC에서 경제 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됐음에도 점도표가 수정되지 않자 엔화와 유로화에 가파르게 추가 하락했다.

미 상하원은 다음 주 세제안 투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안은 법인세율을 내년부터 35%에서 21%로 내리고, 또 법인대체최소세(AMT, alternative minimum tax)도 폐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MT는 각종 감면으로 법인세가 너무 작으면 20% 최소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이날 합의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21%로 낮추는 세제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해, 연말 전에 세제개편을 입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연준은 이틀에 걸친 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1.25~1.50%로 2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에는 금리가 3번 인상될 것으로,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번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장기 금리 전망치는 2.8%로 유지됐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인 올해 2.4%, 내년 2.1%에서 상향조정된 것이다. 장기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대로 1.8%로 유지됐다.

연준 위원들은 물가 전망치에도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올해 물가는 1.7%를 기록할 것으로, 내년에는 1.9%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과 2020년 물가 전망치와 장기 전망치는 모두 2.0%로 제시했다.

실업률은 내년과 2019년 3.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 실업률 예상치는 4.6%로 유지됐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는 이날 FOMC에서 연준은 내년에 세 번 이상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명확하지만, 시장은 아직 이를 확신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확신시키려면 수사 외에 지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연준은 또 트럼프의 세제안이 실제로 성장률을 높일 것으로 보지 않는 게 명확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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