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근원 소비자물가가 부진해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0bp 내린 2.353%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3bp 하락한 1.786%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5bp 낮은 2.738%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소비자물가 상승이 시장 예상 수준에 그치면서 올랐다.

전일 국채가는 생산자물가가 오르면서 연준의 매파 성향을 북돋을 수 있다는 우려로 내렸다.

금리 전략가들은 간밤 하락했던 국채가가 소비자물가 발표 후 수직으로 반등했다며 근원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에 못 미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애론 콜리 전략가는 "물가 상승세가 탄탄하지 못해, 연준의 매파 성향이 지속할지에 관한 의문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유니크레디트는 "이날 FOMC는 미 채권 금리에 중립적일 것으로 본다"며 "12월 인상은 이미 반영됐고, 점도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2018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본다"며 "우선 시장에 반영된 것보다 거시 경제적인 위험 요소가 더 대칭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둘째로 시장이 정책을 바꾸는 중앙은행들이 늘어나면서 쌓이는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 캐나다 중앙은행 외에 다른 곳들도 긴축정책에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내년 중간선거의 전초전인 앨라배마 주(州) 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더그 존스(63) 후보가 성 추문에 휩싸인 공화당 로이 무어(70) 후보를 꺾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 주 가운데 하나이자 공화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앨라배마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한 것은 25년 만이다.

이로써 전체 상원 의석(100석) 중 52석이었던 공화당 의석이 51석으로 줄었다.

캐나다 은행 RBC는 상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의 패배가 세제안의 의회 통과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더그 존스 의원의 취임 전 1월까지 선거 결과와 다른 처리 등이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며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은 성탄절 전까지 양측의 합의안을 통과시키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에너지 가격 덕분에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근원 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4% 상승이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2.2%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1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10월에는 0.2% 상승한 바 있다.

11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7% 높아졌다.

노동부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주간 실질 임금이 전달비 0.1% 올랐다고 밝혔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제니퍼 리 경제학자는 "물가는 느리게 계속 오르고 있다"며 "매우 느리다"고 진단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공화당 상하원에서 세제개편안 합의가 도출됐음에도 반응이 별로 없었다. 이후 FOMC에서 경제 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됐음에도 점도표가 수정되지 않은 것이 확인되자 추가 상승했다.

미 상하원은 다음 주 투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합의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21%로 낮추는 세제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해, 연말 전에 세제개편을 입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연준은 이틀에 걸친 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1.25~1.50%로 2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에는 금리가 3번 인상될 것으로,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번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장기 금리 전망치는 2.8%로 유지됐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인 올해 2.4%, 내년 2.1%에서 상향조정된 것이다. 장기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대로 1.8%로 유지됐다.

연준 위원들은 물가 전망치에도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올해 물가는 1.7%를 기록할 것으로, 내년에는 1.9%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과 2020년 물가 전망치와 장기 전망치는 모두 2.0%로 제시했다.

실업률은 내년과 2019년 3.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 실업률 예상치는 4.6%로 유지됐다.

전략가들은 또 미니애폴리스와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이날 FOMC에서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진 점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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