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방산·태양광 등 M&A '무패'…편입계열사 연착륙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에 주력해 온 한화그룹이 올해 들어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 국내 대기업집단 중 자산총액(공정자산) 기준 10위였던 한화그룹은 이듬해 8위로 올라선 뒤 줄곧 같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주변의 우려를 딛고 추진했던 M&A들이 잇따라 열매를 맺은 덕분에 한화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도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M&A로 덩치를 키운 석유화학·방산·태양광 부문이 연착륙에 성공한 점은 한화그룹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기도 하다.

◇ 4년간 M&A 집중한 한화…재계 입지 대폭 강화

지난 2002년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을 사들였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2년에는 독일 태양광 업체인 큐셀을 인수하며 차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전통사업인 석화·방산에 더해 보험 등 금융 부문과 신사업인 태양광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지속한 셈이다.

이후 지난 4년간은 그간 구축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는 '선택과 집중'의 시간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다.

한화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지난 2015년 6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한화시스템),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등 삼성의 화학·방산 계열사를 2조원 정도에 사들이는 딜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을 통해 두산그룹의 방위산업 계열사인 두산DST(현 한화디펜스)를 7천억원에 인수, 주력인 K9 자주포에 이어 장갑차와 유도탄용 발사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이후에도 한화그룹의 공격적인 M&A는 지속됐다.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작업은 물론 독일 자동차 경량화 부품업체 하이코스틱스와 호주 마이닝 서비스 업체 LDE, 유틸리티 자동화 업체인 에스아이티, KPX화인케미칼 인수 등 크고 작은 딜을 성사시키며 보다 세분화한 M&A에 공을 들였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M&A를 통해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서도 주력사업과의 시너지나 연관성을 고려해 일부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조치를 했다"며 "주력인 화학과 방산, 태양광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 '한화' 간판 단 계열사들 최대 실적

지난 2014년 말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 중 11위에 그쳤던 한화는 삼성과 '빅딜'을 통해 이듬해 6위, 지난해에는 5위에 처음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자산규모 순위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성적이다.

같은 기간 3천600억원 수준이었던 한화그룹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말 3조2천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승자의 저주'에 대한 일부의 우려에도 새로 편입된 계열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당시 인수가격에 대한 우려는 물론 화학·방산의 앞으로 업황이 꺾일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오면서 '승자의 저주'를 예상하는 시각도 많았다"면서도 "다만, 인수 업체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현재는 이러한 우려도 모두 사라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인수 직전 적자 상태였던 한화종합화학(당기순손실 235억원)과 한화테크윈(1천386억원)이 이듬해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각각 4천942억원과 2천3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계열사는 단연 한화토탈이다.

인수 직전 958억원에 불과했던 한화토탈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5년 5천141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치인 1조684억원까지 급등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난 3~4년간의 집중적인 M&A를 통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사업재편 작업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화학 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 원천기술 확보를, 금융 부문에서는 핀테크 등을 활용한 시장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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