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케이프투자증권이 올해 초 야심 차게 시작한 인하우스 헤지펀드가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해체 위기에 놓였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달 초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의 인하우스 헤지펀드 본부장을 비롯해 일부 직원에 계약 해지를 통고했다.

헤지펀드 본부를 그대로 두면서 주식운용본부, 대체투자팀, 영업기획팀을 새로 만들었다.

전체 본부 수가 17개에서 19개로 늘어나면서 조직의 외형 확장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하우스 헤지펀드 인력 중 일부는 주식운용부서에 흡수되거나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초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4월 '프리즘 1호 레드'를 출시하고 회사의 새 먹거리로 키우고자 했다. 이를 위해 메리츠종금증권의 주식운용본부 인력들을 영입해 업계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레드라는 펀드 이름도 프리즘을 통해 빛을 보면 무지개색으로 나뉜다는 점에서 붙여졌다. 최소한 7호 정도까지는 염두에 뒀다는 의미다.

수익률 자체도 양호하다.

지난 4월20일 설정된 이 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이달 초 기준으로 10.94% 수준이다.

하지만 설정액이 270억원으로 초기와 비교해 크게 늘지 않은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헤지펀드를 만들었으나 자금 유치 등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에 책임을 묻고 헤지펀드 인력들의 계약이 연장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회사는 인하우스 헤지펀드 라이선스를 일단 반납하지 않고 당분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프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헤지펀드 담당 실무진도 그대로 있고 펀드도 유지하고 있다"며 "본부장 이동과 라이선스 반납은 별개 문제다"고 일축했다.

현재 증권사가 운영하는 인하우스 헤지펀드는 교보증권, 토러스투자증권, NH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 7곳이다. 내년 중 신한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등이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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