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기존 전망보다 완만해질 것이라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더 확대되는 등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1.25~1.50%로 2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 위원들의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연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인 올해 2.4%, 내년 2.1%에서 상향조정된 것이다.

연준 위원들은 물가 전망치에도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올해 물가는 1.7%를 보이고, 내년에는 1.9%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과 2020년 물가 전망치와 장기 전망치는 모두 2.0%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내년 금리 점도표가 변화가 없었던 데다 금리인상 결정에 반대하는 연준 위원수가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FOMC에선 꾸준히 금리인상을 반대해 온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외에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점도표 상으로는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3회인데, 올해 처음으로 금리동결을 주장한 위원이 2명으로 늘었다는 점에서 내년 금리인상 횟수는 '최소 3번'보다는 '최대 3번'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다음 금리인상은 내년 6월로 예상하고 있는데, 다음 인상 시기를 고려한다면 거품 논란에도 성장주의 우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인상에도 금리 레벨과 인상 속도가 성장주의 프리미엄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매우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성장률과 실업률에 대해 기존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했음에도 물가와 금리 전망의 경로는 바뀌지 않았다는 데 주목했다. 이번 FOMC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박정우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 탓이다"며 "물가에 대한 경로가 분명해질 때까지 연준은 내년 3회 금리인상 경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은 12월 FOMC가 주식 투자자에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연준이 감세안의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점도표는 동일하게 유지한 것은 그만큼 인플레 상승 기대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내년 연준의 자산 축소가 있겠지만 인플레 기대가 없어 긴축의 충격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연구원은 "연준이 실업률 전망을 낮추면서 물가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며 "이는 당사가 주장해왔던 버블의 전조로서, 내년에도 불안 속에서 버블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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