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채권 비중이 높았던 연기금은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이나 대체 자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1.25~1.50%로 2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3월과 6월에 이어 3번째 금리 인상이며, 2015년 말부터 금리는 총 5번 인상됐다. 연준은 내년 3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 기준금리(1.05%)와 같아져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50%로 25bp 인상해 17개월 만에 금리를 조정한 바 있다.
금리 상승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연기금들도 새 시대에 적합한 자산 포트폴리오 운용전략을 짜고 있다.
전반적인 채권 비중은 줄이되 해외·구조화 채권을 늘리고, 주식·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2021년 말 채권 비중을 현재의 50% 수준에서 40% 내외로 줄이고, 주식투자 비중을 33.1%에서 40% 내외, 대체투자를 10.9%에서 15% 내외로 늘릴 예정이다.
공무원연금의 금융자산 중 2020년까지 채권투자 비중은 약 47%로 줄지만, 해외 주식투자는 12%, 해외 대체투자는 9% 수준으로 늘어난다.
사학연금은 국내 채권을 2021년 41% 수준으로 줄이고 해외 대체투자를 6.8%, 해외 주식을 약 14%까지 늘린다.
교직원공제회는 금리 상승기에 나타나는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를 이용,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수익률이 양호한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찾을 예정이다.
행정공제회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는 해외채권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조화 채권뿐만 아니라 사모 부채펀드(PDF)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연기금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은과 연준의 금리 인상은 예정된 이벤트여서 준비했던 전략에 큰 변화는 없다"며 "연기금들이 전반적으로 채권을 줄이고 주식이나 대체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전략을 구상할 것이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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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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