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 리스크가 완화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안방보험그룹은 중국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우려를 조금씩 불식시키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대주주인 안방보험그룹을 대상으로 935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올해 3월 2천180억 원에 이어 두 번째 증자이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섰다.

ABL생명의 올해 9월 말 RBC비율은 234.9%로 6월 말보다 15.9%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훨씬 웃돌고 있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ABL생명 관계자는 "이번 자본확충으로 재무건전성 개선과 함께 영업력 강화 등이 힘을 받게 됐다"며 "대주주의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그룹을 조사하고 우샤오후 회장의 사임 소식이 알려지자 대주주 불확실성이 커졌다.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에 해외자산 매각을 압박하면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당시 안방보험 측은 "현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고 지급 여력이 충분하며 경영구조가 안정적"이라며 고객과 임직원, 협력 파트너들 모두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중국 정부의 안방보험 규제는 이어져 지난달 말에는 안방보험에 중국 민생은행과 초상은행 지분 일부를 처분하라고 요청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투자를 지속하면서 국내 보험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생명의 경우 지난 9월 구한서 단독 대표이사에서 구한서·뤄젠룽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구한서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투톱 체계는 뤄젠룽 대표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 성격으로 풀이된다.

ABL생명은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된 후 올해 흑자전환 기대가 커지고 있다. ABL생명은 2015년 8억7천만 원 적자에 이어 작년에도 2천533억 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3억8천만 원이지만, 수입보험료는 1조9천87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6.8% 급증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공동 대표체제 전환과 ABL생명의 유상증자 등은 안방보험그룹이 한국 시장에 의지를 계속 갖추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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