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의 국내 외환시장 점유율이 계속 늘어나 2021년에는 14.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투자 증가에 따른 국민연금의 외환거래가 시장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게 되면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는 2003년 7천억 원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는 23조2천억 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말에는 150조8천억 원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를 포함한 해외투자 비중을 올해 말 26%에서 2021년 말 35%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 분산과 수익률 제고를 위해 해외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외환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2008년 국민연금의 달러-원 일평균 거래량은 1조3천억 달러였으나, 지난해에는 9조3천억 달러로 늘었다.

국내 외환시장 일평균 현물 달러-원 거래량 대비 국민연금 일평균 현물 달러-원 거래량 비중은 2008년 1.6%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5.7%로 커졌고, 지난해에는 11.2%에 달했다.

국민연금의 외환시장 비중과 해외투자 비중을 회귀분석을 통해 분석해보면, 두 변수 간의 상관관계는 0.84에 달한다.





2021년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인 35%로 예상해보면 국민연금의 외환시장 거래량 비중은 14.3%가 된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시 처음에는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 그다음 달러를 해당 자산표시 통화로 바꾸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해외투자는 대부분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거래를 수반한다.

현물환 시장뿐만 아니라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도 국민연금은 이미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외환시장의 전체 외환 스와프 거래량 중에서 20%를 차지하는 1~3개월 만기 외환 스와프 거래량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에는 7.7%였지만 2014년에는 20% 수준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약 44%로 대폭 증가했다.

해외채권 투자 절대 규모 증가로 국민연금의 외환 스와프 규모는 늘었지만, 외환시장 외환 스와프 거래량은 오히려 소폭 감소해 2014년 이후 국민연금의 외환 스와프 비중이 급증했다.





국민연금은 내년 말까지 자산의 환 헤지 비율을 0%로 완전 환오픈을 할 계획이지만, 2019년 이후에는 총 외환익스포저를 ±5% 범위에서 전술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외환익스포저의 조정은 환 헤지를 통한 포지션 조정으로 이뤄지는데, 이 경우 국민연금 외환 스와프 거래가 환 헤지 비율 축소에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증가로 외환시장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면 시장 왜곡도 발생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외환 거래로 거래량이 증가하면 환율의 변동성도 커진다. 국민연금이 환 헤지를 위한 대규모 스와프 거래를 할 때 유동성 부족으로 거래가 원활히 수행되지 않거나 선도환율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에서 대규모 외환 거래 없이 해외투자를 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 외화계정에 해외투자용 외화자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상철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외화계정에서 단기 외화자금 운용규모를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거래 금융기관을 늘리고 단기 외화자금의 운용대상을 다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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