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점도표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지만, 다소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미국 채권금리가 큰 폭 하락하면서 국내시장도 이를 반영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당분간은 국내외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미국 세제개편안 통과나 물가 지표 등에 주목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현지시각 13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1.50%로 25bp 인상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에는 금리가 3번,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번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5%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지난 9월 전망치는 올해 2.4%, 내년 2.1%였다.

물가 전망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올해 물가는 1.7%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1.9%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이 6.43bp 하락한 2.3433%, 2년물이 4.48bp 내린 1.7783%를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물가에 대해 연준이 확신하지 못했고 최근 나온 미국 물가지표도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다며 국내 채권금리도 영향을 반영할 것으로 내다봤다.

A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FOMC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긴 했지만, 최근 관심사였던 물가가 엇갈린 지표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단순히 불확실성 해소로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며 "시장은 미 국채 금리 움직임을 좀 더 반영할 것 같다"고 말했다.

B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이번에 반대표를 행사한 위원이 내년에 투표권을 잃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적인 FOMC였다"며 "점도표 분포 역시 내년 3차례를 유지했지만, 하방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3년 국채선물을 기준으로 108.30에서 공방을 지속했는데, 미국발 모멘텀으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며 "그동안 쌓였던 손절 물량까지 가세한다면 일시적으로 오버슈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이번주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가 끝나면 당분간은 시장을 움직일 재료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세제개편안 통과 여부와 월말 물가지표 등에 관심을 가졌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내년 초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의 임기 만료로 차기 리더십 이슈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연준위원들이 통화완화 수준을 조정할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지만, 물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하는 듯하다"며 "월말 물가 지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한데, 당분간 내년 1분기까지는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할 듯하다"고 전망했다.

C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내년 1분기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수장들이 연임될지 교체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며 "차기 총재의 성향에 대한 부분도 채권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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