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메이드인 아메리카' 행보 데자뷔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올해 당 대회 이후 가진 첫 현장 시찰에서 크레인에 직접 올라탄 모습을 시연해 '메이드인 아메리카'의 기치를 높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정책 기조로 내걸고 제조업체들의 미국 내 생산과 투자를 독려하고 있으며, 최근 추진 중인 세제개편안 역시 이러한 과정 중의 하나다.

트럼프의 이런 행보가 중국에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하자 중국 역시 '메이드인 차이나'를 위해 '중국 제조 2025' 계획에 드라이브를 걸며 미국에 맞대응하는 모습이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 중장비업체 서공중공업(徐工·XCMG)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형 크레인 운전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는 마치 지난 7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이드인 아메리카'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백악관 뒤에 세워뒀던 소방차에 올라선 모습을 상기시킨다고 SCMP는 전했다.





<크레인에 앉은 시진핑 주석의 모습: 출처 SCMP>





<소방차 운전석에 앉은 트럼프의 모습>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은 '실물 경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중국은 강한 실물 경제를 건설하는 데 항상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라며 실물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혁신을 통해 제조업을 발전시키고, 핵심 기술을 채택·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내년도 경제 정책 방향을 결정할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며칠 앞두고 나왔으며 이번 행보 역시 다른 시찰처럼 정치적, 경제적 함의가 있다는 게 SCMP의 설명이다.

시 주석이 방문한 쉬저우의 서공중공업은 2004년 미국에 매각될뻔한 이력이 있는 회사다.

따라서 시 주석의 행보는 미국의 제조업 강공에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4년 10월 서공중공업을 소유한 지방정부는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에 서공의 지분 85%를 3억7천50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중국 기간산업의 하나를 미국 기업이 사들인다는 소식에 해당 거래는 거센 여론의 역풍을 받았다.

이후 중앙 정부가 나서 칼라일 그룹과의 거래를 중단시켰으며, 서공중공업은 국유업체로 남는 동시에 중국 제조업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회사는 역내외에서 세계적 기업 캐터필러, 고마쓰 등과 경쟁하는 중장비업체로 성장했다.

결국 이번 시 주석의 행보는 향후 10년간 제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선진국을 따라잡겠다는 '중국제조 2025' 행동강령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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