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금융투자협회가 전문 투자자용 비상장주식 거래 시장인 K-OTC 프로(PRO)를 내달 출범하는 가운데 거래 대상에 상환전환우선주(RCPS)까지 포함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금투협에 따르면 협회는 내달 초순부터 전문 투자자 회원을 모집하고 중순부터 K-OTC PRO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의 K-OTC나 한국거래소의 코넥스 등과 달리 기관투자자가 직접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회사의 지분을 팔겠다고 공시하고 매수 상대방을 찾는 '플랫폼'이다.

이에 RCPS도 거래 대상에 포함되게 됐다.

RCPS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투자하는 대상으로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상환권과 전환권을 청구할 수 있는 우선주로 배당우선권과 의결권이 포함돼있다. 기업이 유상증자를 진행할 때 일반주 발행 대신 주주 가치 희석을 막기 위해 쓰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우선주가 전체 신규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4%에 이른다. 규모는 2013년 36%에서 매년 5%포인트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VC업계에서는 꾸준히 한국거래소에 RCPS의 코넥스 상장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해왔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법적으로 RCPS를 거래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나 예탁결제원과 거래소 규정상 장내 시장에서 거래되려면 양도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

즉, 시장에서 유통되려면 양도 제한이 없고 통일 규격 증권이라는 점에서 '예탁 지정'을 예탁원에서 받게 되는데 RCPS는 양도성에서 문제가 생긴단 것이다.

하지만 K-OTC PRO의 경우 주식이 시장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거래 상대방을 직접 찾아 파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런 예탁 지정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한편,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이 제한된다는 점에는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모 CB 시장이 8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가운데 운용사 중 비상장 메자닌 상품을 찾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량 메자닌 물량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비상장사의 사모 메자닌까지 눈을 돌리는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RCPS는 주식 형태이기 때문에 K-OTC 프로에서 거래되는 데에 문제가 없으나 업계에서 수요가 많은 CB, BW는 배제된다는 점에 증권사나 운용사 유관부서들은 여전히 직접 네트워킹으로 물량을 조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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