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채권시장은 수익률곡선 평탄화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진행되는 커브 플래트닝이 국제유가 하락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시장참가자가 많은 만큼 유가 흐름에 대한 주목도는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전일 두 차례에 걸쳐 국제유가 동향을 강조하는 등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최근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수급 이슈 외에도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 동향이나 미국 채권 커브 플래트닝 흐름, 한국은행의 매파적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매파적 성향을 이어갔다. 그는 "확장적 재정정책이면 통화정책은 자본유출, 금융안정 이슈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채권시장은 이를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한국이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지만 결국 미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이 발생할 경우 한국도 금리 레벨을 높임으로써 자본유출을 막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역시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경우 금리 인상 카드를 통해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주열 총재의 발언 중 또 하나 주목할만한 내용은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지난주 창립기념일에서 기본방향을 언급했다"는 부분이다.

지난주 이주열 총재가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하게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한 다음날 "당장 긴축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다. 채권시장은 비슷하지만 다른 뉘앙스의 발언을 두고 어느 쪽으로 해석할지 고심하고 있었다. 이 총재가 전일 방향을 제시한만큼 채권시장은 국내 경제지표와 대외 여건 등을 감안하면서 금리 인상 시그널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의 발언이 처음부터 끝까지 매파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의 변동성 등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잠재되어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와 관련한 내용을 두 차례나 강조하기도 했다. 한은이 최근 주목하는 지표 역시 국제유가 흐름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제유가 하락은 물가 하방압력으로 연결되는데다 신흥국과 자원수출국의 경기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인은 전일 3년 국채선물을 4천310계약을 순매도한 반면 10년 국채선물은 1천549계약 순매수하면서 커브 플래트닝을 주도했다. 스와프시장에서도 플래트닝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기말을 맞아 단기물의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면 다시 단기물 수요가 살아날지도 고민할 시점이다.

전일 미국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10년물은 1.31bp 하락한 2.1505%, 2년물은 0.39bp 낮은 1.3483%에 마쳤다.

재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재 점도표에 제시된 금리전망 경로가 불필요하게 공격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시장참가자들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지난밤 1,138.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40.90원) 대비 1.45원 내린 셈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2.74포인트(0.06%) 하락한 21,397.29에 거래를 마쳤다.

8월물 WTI는 배럴당 21센트(0.5%) 상승한 42.7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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