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차익거래 비용 절감을 계기로 차익거래 시장에 화려하게 컴백한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마지막 네마녀의 날에 제대로 존재감을 뽐냈다.

우정사업본부는 장중에 대규모로 사들이다 막판에 대규모로 팔아치웠는데, 그 과정에서 시장에 영향력을 보여줘 시장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가,지자체는 627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들은 동시호가에 6천억 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이 때문에 코스피는 2,500선을 넘나들다 2,45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정사업본부의 만행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장기투자에 나서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알았지만, 이를 어기고 무리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작년 정부는 세제개편을 통해 올해 4월부터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에 대해서는 2018년 말까지 증권거래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차익거래전용펀드로 거래할 경우 거래세(0.3%)가 면제된다.

차익거래란 주식의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그 차익을 얻기 위한 거래를 말하는데, 무위험 수익으로 불린다. 거래세 면제 대상은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선물, 개별 주식 선물 등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차익거래 거래세가 부과되기 이전이던 2012년까지만 해도 이 시장의 큰손으로 활약했다. 거래세가 부과되기 전 우정사업본부는 전체 시장의 58%를 차지할 정도로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날은 올해의 마지막 선물, 옵션, 개별선물, 옵션 등 네마녀의 날이다.

시장 참가자들도 이에 대비했는데, 장 막판 세금을 등에 입은 우정사업본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기금 관계자는 "오늘 장은 뭔가 이상하다"며 "모두 우본을 의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12월 차익거래용으로 연말배당을 노리고 들어오는 날이 많다"며 "그런데 이날 우정사업본부가 장중에 샀던 물량을 모두, 아니 더 팔아 지수에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본이 만기일 시장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일을 한 만큼 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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