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세제개편안 통과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대서양 양쪽으로 모두 물가가 부진한 가운데 위험자산인 뉴욕증시가 반락해 올랐다.

달러화는 미국 소매판매 호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비둘기 성향 속에 유로화에 오르고, 엔화에 내리는 혼조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공화당의 마이크 리 상원 의원이 아동 세금 감면을 주장하면서 세제안을 지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세제안 불확실성을 촉발했다.

또 공화당 의원인 마크 루비오도 현행 세제안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보였다.

ECB는 이날 정책 금리를 모두 동결하고 현재의 금리 수준이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ECB 외에 스위스와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나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약하다고 말했다.

ECB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4%로, 내년은 1.8%에서 2.3%로 높였다. 또 2019년도 1.7%에서 1.9%로 조정했고, 2020년은 1.7%로 처음 제시했다.

ECB는 2020년 물가가 1.7%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 아래지만 근접한 수준을 의미하는 ECB의 목표치에 못 미친다. 아울러 1.5%인 2019년과 올해 전망치를 기존대로 유지했지만 2018년 전망치는 1.2%에서 1.4%로 높였다.

이날 발표된 지난 11월 미국 소매판매는 연말 연휴 쇼핑 시즌 덕분에 시장 예상을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1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증가였다.

자동차를 제외한 11월 소매판매는 1.0%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7%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해 소비자들의 소비 상황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소매판매 지표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는다.

지난 11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11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조사치 0.7% 상승에 부합한 것이다. 수입물가는 계절적인 요인을 반영하지 않는다.

지난 9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감소하면서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1천 명 감소한 22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23만5천 명이었다.

지난 10월 미국의 기업재고는 시장 예상에 부합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기업재고가 0.1%(계절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도 0.1% 감소였다.

지난 12월 미국 제조업 업황이 11개월래 최고치로 올라섰지만, 서비스업은 15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섰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12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계절 조정치)는 전월의 53.9에서 55.0으로 올랐다. 위기 후 장기 추세치는 53.9다.

12월 미 서비스업 PMI 속보치(계절조정치)는 전월 54.5에서 52.4로 하락했다. 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각각 53.8과 54.4였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세제개편안 통과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77포인트(0.31%) 하락한 24,508.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84포인트(0.41%) 내린 2,652.0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27포인트(0.28%) 낮은 6,856.5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24,672.48까지 상승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해 하락세로 전환했다.

세제개편안 입법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장은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소식과 경제지표 등도 주목했다.

월트 디즈니의 주가는 21세기 폭스 인수 소식에 2.8% 상승했다.

이날 외신들은 디즈니가 21세기 폭스의 영화와 TV 사업 부문 등을 52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의 폭스 인수는 우수한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적이며, 넷플릭스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폭스의 주가는 6.5% 올랐다.

테바 제약(Teva Pharmaceuticals)의 주가는 감원 등 구조조정 계획에 10% 넘게 상승했다.

테바는 앞으로 2년 동안 1만4천 명을 감원하고 올해 배당과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는 것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세제개편안 통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시를 끌어내렸다며 당분간 세제개편안 추진 과정이 단기적인 증시 등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0.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8% 상승한 10.3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대서양 양쪽으로 모두 물가가 부진한 가운데 위험자산인 뉴욕증시가 반락해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7bp 내린 2.346%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11월 소매판매 등 지표 호조에 하락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근원소비자물가가 부진해 올랐다.

금리 전략가들은 전일 미국 소비자물가 부진과 다르게 이날 지표들이 좋게 나오면서 물가 상승 기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이안 린젠 전략가는 "11월 소매판매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에 긍정적일 것이다"라며 "이는 인플레이션 부재와 수익률 곡선 평탄화 지속에도 연준의 금리 인상 추세가 확실히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동결한 후 성장률 전망치는 높였지만, 물가 전망치는 유지해 기존의 비둘기 성향 정책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칼라모스 투자의 매트 프룬트 공동 투자 책임자는 최근 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놀라운 일은 별로 없었다며 연준과 ECB 모두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중간 아래에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풀이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세제개편안 의회 통과 불확실성으로 반락하면서 반등했다.

이날 공화당의 마이크 리 상원 의원이 아동 세금 감면을 주장하면서 세제안을 지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세제안 불확실성을 촉발했다.

전략가들은 중앙은행들이 낮은 물가의 정체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선을 보였다.

매뉴라이프 어셋 매니지먼트의 메간 그린 수석 경제학자는 "연준은 무엇이 물가를 낮게 지속해서 끌고 가는지 진짜로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리전스 파이낸셜 코프의 리처드 무디 수석 경제학자는 "많은 연준 위원이 물가 상승의 전조로 고용시장 호조를 강조한 것은 다소 놀랍다"며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연준이 단기적인 물가 수수께끼를 많이 걱정하지 않는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무디는 하지만 수수께끼가 지속하면 우려는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디는 달러화 가치가 크게 강하지 않는 한 채권 수익률은 낮고, 주식은 강할 것이라며 연준이 이런 상황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완연한 저인플레가 장기화할수록, 제롬 파월이 이끄는 연준 새 지도부의 통화정책 정상화도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미국 소매판매 호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비둘기 성향 속에 유로화에 오르고, 엔화에 내리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3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49엔보다 0.26엔(0.23%)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8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24달러보다 0.0038달러(0.32%)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29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01엔보다 0.72엔(0.54%) 낮아졌다.

달러화는 미 소매판매 호조로 엔화에 상승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 성장을 낙관하면서도 물가 부진으로 내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그대로 둔 영향으로 내렸다.

HSBC의 다라 매허 헤드는 "(지표 덕분에) 달러는 성장이 강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위안을 얻었다"며 전일에는 물가 부진으로 달러 강세가 침묵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ECB의 물가 전망치가 2020년까지 목표에 미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달러화에 가파르게 반락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는 "유로화는 한때 1.1865달러에서 주중 최고치를 보였지만 장중에 1.18달러 선이 깨지면서 지지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XE닷컴의 레넌 스위팅 헤드는 "조기 성탄절 선물을 기대했던 투자자들한테 드라기 총재가 실망을 줬다"며 "ECB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당히 높였음에도 근원 물가가 정책 변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핸텍 마켓츠의 리처드 페리는 "달러 전망은 지난 24시간 동안 타격을 받았고, 지금 단기적 엇갈림을 보인다"며 향후 "물가가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페리는 "시장은 지금 연준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긴축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며 "확실히 더 빠르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월 미국 소매판매가 연말 연휴 쇼핑 시즌 덕분에 시장 예상을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내셔널 리테일 연합의 잭 클라인헨츠 수석 경제학자는 "연휴 시즌 인상적인 출발을 보였다. 아마도 지난 몇 년간 최대 호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인헨츠는 "고용시장 호조에다 임금 상승, 완만한 물가, 높아진 소비자 자신감 등이 함께 적극적인 소비를 키웠다"고 덧붙였다.

전자상거래업체들뿐 아니라 백화점 판매도 전년 대비 3.6% 늘었다. 2010년 이후 가장 좋은 11월 실적이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 경제학자는 "전체적으로 예상보다 강했다"며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계속 지출할 성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문제는 소비가 소득 증가를 웃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인들이 저축을 덜 해서, 나중에 부채 증가나 소비 둔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네이션와이드의 데이비드 버슨 수석 경제학자는 "11월 소매판매는 소비자들이 고용시장 호조와 소득 증가, 가계 순 자산의 기록적인 증가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소비 증가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는 4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3.3%를 전망하고 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세제개편안 의회 통과 불확실성으로 반락하면서 엔화에 낙폭을 다 줄이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로화에는 낙폭을 줄였다.

전략가들은 내년에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외환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HSBC의 데이비드 블룸 전략가는 내년 1분기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이는 호주 달러화를 달러화에 약 10% 절상되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은 호주가 내년 초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2분기에 뒤따를 것이고, 그다음은 뉴질랜드가 3분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는 ECB가 유로존의 성장 전망을 낙관하는 것은 내년 유로화를 1.30달러까지 오르게 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4센트(0.8%) 상승한 57.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이날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세계 원유 공급이 미국의 셰일유 생산 증가로 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세계 원유 공급이 11월 하루 17만 배럴 증가한 9천780만 배럴을 기록해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EA는 11월 OPEC의 생산량이 4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내년 상반기 공급이 수요를 하루 20만 배럴 웃돌면서 시장이 균형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노력 영향을 상쇄하는 것이다.

이날 OPEC도 내년 말까지 원유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OPEC은 월간 보고서에서 "재고가 넘치는 것이 내년 말까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러시아가 "2018년 중반에는 공급 과잉이 끝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다른 의견이다.

OPEC 회원국을 비롯한 러시아 등 비회원국은 올해 초부터 진행해온 감산 노력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들은 원유시장이 수급 균형을 잡기 위해 하루 원유 생산량을 180만 배럴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일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공개한 주간 원유재고는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의 생산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IA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51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는 290만 배럴 감소였다.

휘발유 재고는 570배럴 늘었고, 정제유 재고는 14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23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2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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