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합 외환익스포저로 전환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600조 원 시대를 연 2017년 국민연금기금의 운용 전략에 있어 가장 큰 변화는 외환관리 정책이다.

2007년까지만 해도 환헤지 정책을 별도로 두지 않던 국민연금기금은 해외투자 증가와 함께 환위험 관리 필요성이 커지자 지난 10년간 외환관리 정책에 많은 변화를 뒀다.

2019년까지 달러에 대해서는 완전 환오픈을 하게 되는 국민연금기금은 이에 앞서 올해 통합 외환익스포저를 도입, 기금운용본부가 기금 전체 차원에서 전술적인 환헤지를 실시해 환 변동성 축소와 성과제고를 추구하고 있다.

◇환헤지 전략 변천 과정

15일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07년까지 해외투자와 관련해 별도로 환헤지 정책을 두지 않고 자체적으로 100% 환헤지를 실시했다.

2007년 7월, 투자다변화 정책에 따른 해외투자 증가로 기금 전체 포트폴리오의 환위험 관리 필요성이 기금운용위원회서 제기됐고, 그해 12월 개별 자산군의 변동성 최소화를 목표로 기금 환헤지 정책을 수립했다.

그 결과 해외채권 전략적 환헤지 비율은 100%를 유지하되 해외주식 비율은 2008년 말 70%, 2009년 말 60%, 2010년 말 50%로, 단계적으로 축소키로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 외환시장의 유동성 위기로 달러화 조달이 어려워지고 해외주식 변동성이 커져 헤지비율 달성이 어려워지자 해외주식 전략적 환헤지 비율은 계획과 달리 2008년 말 90%, 2009년 말 70%, 2010년 말 60%, 2011년 말 50%로 조정되기도 했다.

이후 2009년 9월에 기금 전체 포트폴리오 변동성 최소화 목표로 각 자산의 특성과 외환시장 영향을 고려해 해외채권 전략적 환헤지 비율은 100% 유지, 해외주식 및 해외대체는 2014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0%로 낮추기로 했다.

이 방안이 유지되다 2015년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올해부터 해외채권도 환헤지 비율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올해 말 50%, 내년 말 0%로, 해외채권도 완전 환오픈을 결정했고 계획대로 시행하고 있다.

달러에 대해 모든 해외자산을 환노출하게 되는 국민연금기금은 환 변동성에 대처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전략적 환헤지를 하고 있다. 이것이 올해 도입된 통합 외환익스포저 관리체계다.







◇통합 외환익스포저란

국민연금기금은 올해 초부터 전체 투자규모 대비 헤지비율을 설정하고 환율전망을 고려해 통화종류별 보유비중을 관리하는 외환통합관리체계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크게 전술적 자산배분에 의한 외환익스포저관리, 자산군별 통화구성 등 2가지 방안으로 구성된다.

해외투자 전체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0%로 변경한 동시에 국민연금기금은 환율변동시 성과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총 외환익스포저의 ±3%포인트서 외환 익스포저 규모를 재량으로 조정하고 있다.

또 외환익스포저가 특정통화에 집중되지 않도록 해외주식과 채권은 벤치마크의 통화구성을 추종하고, 해외대체는 통화블록별 범위를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2019년 초면 미국 달러화와 원화 사이에서는 헤지를 하지 않게 되지만, 미국 달러화와 이외 통화 간은 100% 헤지를 유지한다.

기금전체 차원에서 미국 달러화에 외환익스포저가 집중될 수 있어 국민연금기금은 중장기적으로 해외채권 통화구성의 적정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환헤지 성과는

환효과는 달러-원 환율 증감에 의한 원화환산효과 등으로 구성되는데, 환율의 변동성이 컸던 만큼 기간별로 환효과도 달랐다.

2016년까지 국민연금기금의 5년 평균 수익률으로는 환헤지 이후 더 좋은 성과를 얻은 반면 최근 3년 평균 수익률로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2003년 이후 달러-원 환율간 일부 환헤지가 있던 2013년까지 해외주식, 해외대체의 5년 평균 원화 수익률은 환헤지 전 10.69%, 10.59%에서 환헤지 후 11.24%, 11.18%로 증가했다. 해외채권의 5년 평균 원화 수익률은 환헤지로 1.97%포인트 증가하는 등 해외자산 전체의 5년 평균 원화 수익률은 1.16%포인트의 환헤지 효과를 봤다.

반면 최근 3년간의 환헤지 효과는 원화 기준 수익률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쳤다.

최근 3년간 그리스 재정위기 등 유럽 금융위기 고조, 선진국 양적완화정책, 영국 브렉시트,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대선, 국내의 지정학적 대북 이슈·정치적 이슈 등 국내외 이벤트성 이슈들이 증가하며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증가했고 환율 예측력이 낮아졌다.

최근 3년간 해외채권만 100%의 전략적 환헤지를 실시했는데, 같은 기간 환헤지의 효과는 .1.46%포인트로, 원화환산효과 2.67%포인트보다 저조했다.

올해 환헤지를 50%로 줄인 해외채권은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기준 수익률이 하락하는 상황에 처했다.

태엄철 국민연금연구원 주임연구원은 "환헤지 정책은 기금전체의 수익, 위험과 더불어 국내 외환파생시장 영향력도 고려해야 해 단순히 성과만을 가지고 환정책의 실효성을 논의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술적인 성과와 외환파생시장 영향력을 고려해 자산별 특성을 감안한 적절한 환헤지 비율과 환헤지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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