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금융회사 중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아주는 곳은 미래에셋대우와 신영증권, 미래에셋생명 등이다. 금융당국이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오는 2022년까지 25%로 줄이기로 하면서 이들 금융회사는 비중 축소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신규 펀드 판매에서 계열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51.77%인 미래에셋대우였다.

그 다음으로 신영증권 46.88%, 미래에셋생명보험 46.46%, 삼성생명 38.6%, NH선물 38.22%, KB증권 37.9%, 신한은행 34.85%, 삼성화재 33.66%, 국민은행 32.94% 등의 순이었다.

또 DB금융투자(28.09%)와 NH투자증권(27.8%), 대신증권(27.65%), 한국투자증권(25.55%) 등이 25%를 넘었다.

금융회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이른바 '50%룰' 도입 이후 줄었다.

금융위원회는 2013년 4월 금융회사가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를 50% 이상 팔지 못하도록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해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금융회사의 펀드 몰아주기가 건전한 시장경쟁을 해치고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50%룰 시행 이후에도 계열사 누적 판매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 이어지자 금융위는 2015년 4월에 이어 올해 4월 다시 적용 시기를 2년 더 연장했다.

이후 투자자가 좋은 펀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려고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매년 5%포인트씩 줄여 오는 2022년 25%까지 낮추기로 했다.

제재 대상은 연간 기준이기 때문에 특정 분기에 50%가 넘어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부 금융회사는 분기별로 판매 비중을 조정해 규제를 피해 가는 편법을 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래에셋생명의 계열사 판매 비중은 1분기 58.75%, 2분기 65.26%, 3분기 50.48%로 모두 50%를 웃돌다가 4분기에는 20.46%로 급감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지난해 1분기 36.54%, 2분기 43.02%에서 3분기 60.05%로 늘었다가 4분기에는 40.15%로 줄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계열사 펀드라는 이유만으로 경쟁력 있는 펀드를 판매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한시적인 규제였는데 오히려 강화됐다"며 "역차별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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