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물실호기(勿失好機)"

김재옥 동양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이사(사진)는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채권시장 참가자들을 위한 투자 격언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변했다.

김 이사는 내년 상반기 중 듀레이션 확대 베팅의 기회가 올 수 있는데, 그 시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내년 투자 환경이 얼마나 좋지 않을지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온도 차가 있는 셈이다.

김 이사는 내년 상반기 듀레이션 확대될 것으로 보는 근거를 과거 금리인상기 경험에서 찾았다.

그는 "2005년과 2010년 금리 인상기에서 뚜렷하게 확인되는 것은 시장금리가 첫 번째와 두 번째 인상 시점 사이에 고점을 형성한다는 사실이다"며 "장단기 금리 차가 금리 인상과 함께 지속해서 축소되는 점도 관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듀레이션 확대에 맞춰 포지션을 조정하고, 장·단기 금리 축소에 대비해 플래트닝 포지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내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두 차례 정도로 전제하며 이는 향후 미국 통화정책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과 외환위기 트라우마를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미국의 통화정책 행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단 판단에서다.

김 이사는 "미국이 현재 FOMC 점도표 예측대로 내년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한다면 우리도 두 번 정도 인상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시장금리는 미국이 내년에 잘해야 두 번 정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반영하고 있는데, 이 수준이라면 우리나라도 물가 측면의 반전이 없는 한 한 차례 인상 정도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시장금리 상승기의 인상적인 경험으로는 2005년 국고채 10년물 금리 급등을 꼽았다.

2005년 1월, 정부가 국고채 10년물을 전년보다 2조 원 늘려 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0년 금리는 무려 100bp 이상 치솟았다.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2월 이후에야 안정을 되찾았다.

김 이사는 "당시에는 지금보다 정부와 시장 참가자들의 소통 채널이 부족했었다"며 "이 때문에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졌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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