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2 곱하기 2는 4가 아닙니다. 5에서 1을 뺀 것이죠. 리서치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조직에서 내년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바로 '인내'입니다."

양진모·신홍섭 트러스톤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상무)은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 금융시장의 화두는 쏠림과 되돌림이라고 진단하면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투자하는 사람은 한 번쯤은 누구나 들어봤을 당연한 명언을 이처럼 강조하는 이유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라는 조직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트러스톤운용에 몸담은 운용역의 대부분이 리서치 경험이 있거나 이 분야에 강점이 있는 사람들이다. 조직의 철학이 실제 인력 구성에 반영되고 운용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양진모·신홍섭 본부장 역시 운용과 리서치를 두루 경험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양 본부장은 이미 채권업계에서는 유명세를 치른 애널리스트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여 동안 SK증권에서 채권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이후 골드만삭스와 IBK자산운용을 거쳤다.

신 본부장은 2003년 동양자산운용을 시작으로 골드만삭스, 한화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삼성증권에서는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는 현재 금리 인상기가 과거 2005~2006년의 흐름과 흡사하다고 회고했다.

디플레이션이 화두였던 2004년 이후 2008년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145달러로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다.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흐름이 바뀔 당시 미국은 기준금리를 1%에서 5.25%까지 인상했다. 한국도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3.25%에서 5.25%까지 인상 기조로 발을 맞췄다.

2015년 말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후 약 2년 후인 올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것과 비슷하다.

수급이 금리상승 트리거로 작용한 것도 공통점이다. 2004년 말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지는 등 강세장이 나타났는데, 2005년 국고채 발행이 많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올해 9월 외국인이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금리의 흐름이 달라졌다.

신 본부장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2005년 두 번 정도 금리 급등락이 있었는데, 2013년 테이퍼 텐트럼과 2015년 독일금리 급등 당시와 비슷한 점이 많다"며 "2005년에는 압축적으로 일어났던 일들이 좀 더 긴 시계로 완만하게 진행되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과거 금리 인상기에는 없었던 물가채, 10년 국채선물 등 다양한 헤지 수단을 활용해서 금리 상승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금리가 한 번에 큰 폭으로 오른 후 조정을 받는 장이 아니라 조금씩 오를 경우 '수익률 곡선 타기'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양 본부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조금 늦게 이뤄진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이미 꽤 위험한 수준까지 왔는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차별화가 진행되기 전 적당한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면 좋았을 듯하다"며 "한은도 펀더멘털과 국내외 상황을 봤을 때 선제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진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향후 1~2년간 펀더멘털과 정책, 대내외 균형을 고려했을 때 중립금리 수준인 2~2.5%까지의 기준금리 정상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외 성장세가 유지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커지는 데다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내년에 새겨들어야 할 투자 격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양 본부장은 "주식의 대가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2 곱하기 2는 4가 아니라 5에서 1을 뺀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며 "투자에서 기대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마이너스 1의 과정을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말이 나올 때 조심해야 한다"며 "현재 상황을 정당화시키는 논리에 현혹되지 않아야 과도한 저평가와 고평가에 순응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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