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천억원 가치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세계 5대 식품사로 꼽히는 크래프트하인즈(Kraft Heinz)가 보유하고 있던 동서식품 지분 50%를 매각한다. 지분 가치만 1조5천억원에 달해 연말 인수ㆍ합병(M&A) 시장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크래프트하인즈는 동서식품 지분 50%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한 외국계 투자은행(IB)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크래프트하인즈의 전신인 제너럴푸즈(General Foods)는 지난 1970년 동서와 50대 50으로 투자해 동서식품을 세웠다. 이번에 크래프트하인즈가 지분을 정리하면 약 50년 만에 합작관계가 청산되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크래프트하인즈가 M&A에 필요한 자금을 대기 위해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국내 1위 믹스커피 브랜드 맥심으로 잘 알려진 식품사다.

맥심을 포함해 필라델피아치즈크림, 맥스웰하우스 등 주력 제품의 대부분이 크래프트하인즈의 상품, 브랜드를 활용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제품 포트폴리오로 동서식품은 지난 2013년 2천447억원, 2014년 2천414억원, 2015년 2천395억원, 2016년 2천477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거뒀다. 매년 2천억원 중반대 수준의 현금을 창출하는 셈이다.

동서식품은 번 돈의 대부분을 배당에 활용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천669억원의 69%에 달하는 1천160억원을 주주에게 나눠줬다.

시장에서는 동서식품의 가치를 약 3조원 수준으로 평가한다. 이에 근거하면 단순 계산으로 크래프트하인즈가 보유한 동서식품 지분의 가치는 1조5천억원 정도다.

주요 인수 후보자는 사모펀드(PEF)다. 이미 몇몇 대형 PEF에서 동서식품에 관심을 보이고 내부적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다만, 거래가 단기간에 이뤄지긴 힘들어 보인다.

지분 50%를 보유한 동서와 주주간계약(SHA)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PEF 특성상 기업공개(IPO), 풋옵션 등으로 자금회수(엑시트)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동서의 협조가 필요하다. 아울러 동서가 크래프트하인즈의 지분에 대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향후 변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재무, 법률 자문사가 1조5천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동서식품 지분을 인수할 원매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동서식품의 지분도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M&A 시장이 한층 더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현재 국내 M&A 시장에는 대우건설, ADT캡스, CJ헬스케어(이상 경영권 이전), 한화종합화학 소수지분 등 1조원이 넘는 여러 매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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