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내년도 신용카드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권의 수익성이 악화하겠지만, 유동성 등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일부 신평사는 오히려 신용카드와 캐피탈의 단기 산업위험 전망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는 등 최근 강화된 각종 규제에도 회사의 펀더멘털 자체는 당장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또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앞서 단행된 충당금 적립 강화 등의 규제는 회사의 건전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비용체계 개선 관건

15일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내년도 신용카드 및 캐피탈사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한기평은 "카드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일 것이며 전반의 영업실적은 지난해보다 저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맹점수수료 인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등 규제 기조와 업계 경쟁 강도 심화, 금리 상승 기조의 지속으로 수익성 저하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캐피탈사에 대해서는 "업권내ㆍ업권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경제성장률과 민간소비증가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설비투자증가율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금융의 성장 정체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또 "시장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성장성과 수익성 등 영업실적 전반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신평도 카드업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린 가계소득 증가 속도와 소비성향 회복 지연, 가계부채 부담 확대 등으로 민간 소비지출이 경제성장률을 하회하고 있는 점 등으로 사업기반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보수적 규제 태도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 성장성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신평은 캐피탈사도 "경쟁 강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며, 업종 내 경쟁으로 할부금융 이자율 등 대고객 수익창출력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신규취급은 조달부담을 감내 가능한 자산으로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차금융 시장을 통한 성장동력은 둔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비용구조 개선 성공 여부가 수익성 방어에 핵심이 될 것으로 진단됐다.

한기평은 "향후 카드사의 실적은 신규 편입되는 결제부문에서의 일정 수준 이상의 채산성 확보 여부와 밴(VAN)수료 감축 등 비용체계 개선 여부 등에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전성은 문제없어…위험도 낮춘 신평사도

신평사들은 수익성 악화에도 단기적인 산업의 펀더멘털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나신평은 카드와 캐피탈의 산업위험전망을 올해 '부정적'으로 봤던 데서 내년에는 '긍정적'으로 올려 잡았다.

정부의 충당금 적립 규제강화와 각 회사의 조달구조 개선 등으로 건전성 및 유동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나신평은 "카드업의 비우호적인 외부환경이 지속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지속 및 민간소비 증가로 카드 이용실적의 점진적인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과 기적립 충당금 수준,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에 기반을 둔 자본확충 수준에 따른 우수한 손실 완충능력, 장기 회사채 중심의 안정적 조달구조, 우수한 유동성 관리수준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탈업에 대해서도 "감독 당국의 규제강화와 내부 리스크관리 강화를 바탕으로 캐피탈사의 기업금융 건전성 관리수준은 금융위기 이전 대비 제고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나신평은 또 "자본시장 내 캐피탈채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종합금융투자사업을 인가받은 대형 증권사의 발행어음 업무가 본격화되며 운용 대상 자산으로 캐피탈채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조달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기평은 내년 카드와 캐피탈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올해와 같은 중립적으로 유지했다.

한기평은 카드사에 대해 "결제시장의 성장 여력이 남아있는 점과 규모의 경제에 기반을 둔 안정적인 이익창출력, 매우 우수한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등을 고려할 때 펀더멘탈의 훼손을 방어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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