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도 문제 안다…스스로 문제점 고쳐 나가야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4대 그룹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킬 뜻이 없다고 강조하고, 재벌 스스로가 문제점을 고쳐나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14일 공정위 출입기자단 송년회에서 "취임 초기에 팔을 비틀어 하는 개혁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실패하는 길로 들어선다"며 "6개월 이내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발상이 지난 30년간 재벌개혁을 실패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4대 그룹 등 재벌들은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 프랑스혁명 때처럼 (감옥을) 불태울 수는 없다"며 "재벌들은 스스로 문제를 잘 알고 있고 해결방법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며 "순환출자 가이드라인 바꾼다고 삼성그룹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감독통합시스템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고 이미 이건 시작됐다"며 "이 부분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여러 차례 보고도 받았고 챙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모든 선진국, 시장질서가 정상화된 나라라면 기본적 장치를 통해 변화하고 해당 그룹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변화하라고 하는데 이를 모른다면 넌센스다"고 말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The Place of Versailles'라는 노래의 가사를 언급하며 우리 사회의 변화는 혁명이 아닌 진화가 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프랑스 혁명 당시 로베스피에르가 아니다"며 "그 변화 속도에 대해서는 못마땅할 부분도 있겠지만 조금씩 후퇴하지 않고 점점 더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우리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 업무와 관련해 "제 임기 3년 동안 하고자 하는 일은 이미 다 정리돼 있다"며 "내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상반기에는 이미 알고 있는 계획을 성과로 연결하고 하반기부터는 조금 더 나가는 정책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내년초 시행되는 로비스트 규정과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훈령 초안은 만들었고 정부와 여러 협조를 거쳐야 시행이 된다"며 "내년 1월 2일부터 시행하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써는 시행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는 대기업의 성장 과실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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