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의 대형 오피스가 초과 공급을 보이면서 공실률이 늘고 있다. 공실률이 두 자릿수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중심 지역만 선전하는 등 양극화도 진행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종합 부동산 자산관리사 젠스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대형 오피스 공실률은 9.9%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조금만 더 상승폭이 컸어도 두 자릿수 공실률에 진입할 처지다. 서울의 연면적 3천평(1평=3.3㎡) 이상이면서 업무용이 50% 이상인 오피스 표본 523개를 조사한 결과다.

권역별로 보면 테헤란로와 강남대로, 기타 강남권을 아우르는 강남권(GBD)이 가장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광화문·신문로, 남대문, 을지로, 종로 일대의 도심권(CBD)과 여의도, 마포권 일대를 포함하는 여의도권(YBD)은 모두 9%대를 나타냈다. 잠실·송파와 상암, 그 외 지역을 넣은 기타권(ETC)이 부진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서울의 빈 오피스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1월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은 7.6%를 기록했다. 경제 성장세가 꾸준해 수요가 견조하지만, 초과 공급인 상태다.

김동중 젠스타 연구위원은 "공유오피스 업종 중심의 신규 임차인이 늘었지만, 대기업 사옥 이전과 신규 공급 빌딩의 영향으로 공실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공실률은 양극화도 관찰된다.





연초에 여의도권과 기타권은 도심권보다 공실률이 낮았다. 7%대 초중반으로 평균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기타권은 약 1년 새 공실률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그사이 강남권은 공실률 상승이 소폭에 그쳤고 도심권은 제자리를 지키며 굳건했다.

같은 기간 모든 권역의 환산임대료가 올라왔지만, 공실률이 높아지면 운영 수익에도 불확실성이 커진다.

연초에 서울 권역별 오피스 환산임대료는 3.3m에 ▲CBD 13만4천690원 ▲GBD 11만3천453원 ▲YBD 10만1천359원 ▲ETC 7만9천734원이었다. 지난달에는 ▲CBD 13만7천631원 ▲GBD 11만9천476원 ▲YBD 10만4천981원 ▲ETC 8만9천497원이다.

연말까지 양극화는 이어질 수 있다고 젠스타는 전망했다.

이달 서울 공실률은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도심권에서 0.4%포인트 내려간다고 내다봤다. 여의도권과 기타권은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오르고 강남권은 제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타권은 영등포구 문래동에 공급된 영시티(Young City)의 영향이 공실률을 높였다"며 "여의도권은 앞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타워(FKI Tower)에 있던 LG CNS가 마곡으로 이전할 예정이고 한화 63빌딩에서도 교직원공제회가 나가는 만큼 공실률이 당분간 오를 것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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