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호조 속에서 연기금들의 탁월한 종목 선택이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 상위종목(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연기금은 상반기 롯데쇼핑과 넷마블게임즈, 삼성전기, 대한항공, KBSTAR 200 ETF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연기금이 주목한 롯데쇼핑은 지주회사 기대로 올해 들어 35.44%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사드 등으로 단기적인 영업실적 기대는 낮았지만, 지주사 전환과 맞물려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들과 보유 부동산에 대한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보다 10% 가량 더 오를 수 있는 38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연기금이 롯데쇼핑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상반기 공모주 '최대어' 넷마블게임즈다. 공모가 수준의 주가 흐름에 머물지만, 코스피200 편입 기대가 있을 정도로 벤치마크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편입해야 하는 종목이다.

상반기 연기금의 수익률을 가장 많이 끌어올린 효자 종목은 삼성전기다. 삼성전기는 올해 들어서만 96.85% 상승하며 2배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대한항공 역시 40.77%의 시세를 분출했다. 삼성전기와 대한항공은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 저평가 인식과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최근 연기금의 ETF 투자가 많아진 가운데 코스피200을 추정하는 KBSTAR 200 ETF도 17.77% 올랐다.

우리은행과 유한양행, KT&G, LG 등 연기금이 많이 사들인 종목 역시 33.33%, 20.55%, 15.84% 상승했다.

연기금이 작년과 올해 많이 오른 삼성전자는 수익 실현에 나섰지만, SK하이닉스 비중은 늘렸다. SK하이닉스는 올해에만 45.41% 상승했다.

증권주도 관심을 받았는데,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메리츠종금증권과 미래에셋대우다. 메리츠종금증권은 PF 부실 우려를 딛고 자본 확충 기대와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34.10% 올랐다. 자본력 1위 미래에셋대우는 40.19% 올랐다.

이런 영향 덕에 연기금은 주식 투자에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56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최근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이 작년 수익률인 5.6%를 이미 넘어섰다. 우정사업본부 역시 주가 상승에다, 차익거래 등으로 수익률 제고가 나타나고 있다.

공격적인 주식 투자에 나서는 공제회의 수익률 상황은 더욱 좋다.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등도 두자릿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으며, 자산 증가에 국내 주식 평가액 증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투신권이 고른 현대로보틱스, 한국타이어, SK네트웍스 등에 비해 연기금이 찍은 종목이 더 좋은 수익률은 보였다.

연기금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대체투자가 연기금, 공제회의 수익률을 좌우했다면, 올해는 주식 투자가 수익률을 결정할 것"이라며 "높은 변동성으로 애물단지에 가까웠던 국내 주식이 수익률 효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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