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세제개편안 통과 기대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7bp 오른 2.353%에서 거래됐다. 이번주 3bp 내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9bp 상승한 1.840%에서 움직였다. 한주 4.2bp 올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세제안 내용 공개를 앞두고 위험 자산 뉴욕증시가 상승해 하락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모두 물가가 부진한 가운데 위험 산인 뉴욕증시가 반락해 올랐다. 증시 반락은 공화당의 마이크 리와 마코 루비오 상원 의원이 세제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금리 전략가들은 공화당 상하원이 합의한 세제안 공개를 이날 오후 늦게 앞두고 뉴욕증시가 상승 개장해,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며 세제안이 정부 적자를 늘려 미 국채 발행을 늘어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에는 세제안에 대한 의회 표결이 예정됐다. 이후 대통령까지 서명을 마치면 연내 세제안 입법화가 완료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종 합의안이 자녀 세제 혜택을 연장하는 것을 담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는 세제안 지지를 유보한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마음이 바꿀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나쁘지는 않지만, 시장 기대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지난 11월 미국 산업생산이 원유와 천연가스 채굴이 늘어나면서 석 달째 증가했지만, 월가 예상을 밑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1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2%(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증가였다.

11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3.4% 늘었다.

연준은 지난 10월 허리케인 네이트로 인한 감소가 정상수준으로 돌아갔다며 원유와 천연가스 채굴의 도움으로 광산부문 생산이 11월에 2% 늘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광산을 제외한 산업생산은 전월비 거의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11월 제조업생산은 0.2% 올랐다. 10월에는 1.4% 늘어난 바 있다.

11월 유틸리티는 전월비 1.9% 감소했다. 기온이 평균보다 더운 따뜻한 날씨로 난방 수요가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산업생산의 '슬랙'을 측정하는 지표인 11월 설비가동률은 전월대비 0.1%포인트 오른 77.1%였다. 애널리스트들은 77.2%로 전망했다. 장기 평균은 79.9%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경제학자는 "허리케인 영향 때문에 산업 활동이 4분기에 강한 반등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헌터는 "10월의 제조업 생산 급등 이후 둔화는 불가피하다"며 "세계 경기 회복과 달러 약세가 수출을 뒷받침하기 때문에 제조업 전망은 밝다"고 덧붙였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하락했지만, 확장세를 유지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19.4에서 18.0으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18.0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이날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월 금리 인상을 반대한 이유가 낮은 물가 때문이라며 금리 동결이 물가가 오를 여지를 높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특이한 일시적인 요인들보다 계속해서 물가를 꾸준히 끌어내리는 요인들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사람들의 물가 기대치가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낮아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와 공화당이 세제안 통과를 위해 자녀 세제 감면을 수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낙폭을 줄였다.

공화당의 밥 코커와 루비오 의원은 세제안을 지지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전략가들은 물가 지표 부진 지속과 지속하는 해외 수요 유입이 뉴욕증시 상승세 지속에도 국채수익률을 좁은 폭에 가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보뱅크는 두 명의 연준 위원이 인상에 반대했기 때문에 내년에 금리 인상이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며 또 11월 물가 부진이 달러 강세를 무너뜨리고, 연준의 정책도 더 완화할 이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은 연준의 선제 안내가 세제개편안의 높은 통과 가능성에도 더 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2018년 세 차례, 2019년 두 차례, 2020년 한 차례 인상을 예상했다.

전략가들은 세제안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채권시장은 세제안의 2018년 영향에 대해서 전혀 감동하지 않고 있다"며 "당신이 세제안에 'B' 점수를 준다면 채권시장과 경제학자들은 거기에 마이너스(-)를 붙여 'B-'를 매긴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이안 린젠 헤드는 "세제 개혁이 현시점에 하나의 자물쇠라는 것은 시장의 공감대"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제안 최종안에 서명해도 의미 있는 국채 매도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린젠은 "세제안 관련 소문에 매도가 있었다"며 "아마도 통과 소식이 들리면 매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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