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내치(內治)도 쉽지 않은데 밖의 정치도 어렵다. 요즘 '1등 증권사' 미래에셋대우 얘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30일 통합 1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여전히 인사제도나 직원 복지 등에서 '대우 지우기'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소한 얘기부터 하자면 이렇다.

미래에셋대우는 직원들 생일에 상품권을 지급한다. 그런데 인사 및 복지 제도가 제대로 통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우증권 출신들은 여전히 상품권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회사 직원들의 전언이다.

명절 귀성비 문제도 그렇다.

대우증권 시절에는 명절마다 30만원의 현금이 지원됐으나 합병이 된 이후 이런 혜택은 생각도 할 수 없다.

미래에셋증권 때부터 지급되던 일정 수준의 선물 세트만 지급될 뿐이다. 지난 설에 이어 추석 때도 마찬가지였다.

최근에는 '정정인사' 소동까지 있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1일 임원 및 본부장, 지점장, 팀장급 인사를 낸 바 있다.

인사 발표 이후에도 "정정인사가 있을 수 있으니 일단 대기하라"는 주문이 일부 대우증권 출신 인사 대상자에게 전달됐다는 소문도 퍼졌다. 낙동강 오리알 상태가 보름가량 지속된 셈이다.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1본부, 2본부 혹은 1팀, 2팀으로 나눠 대우 출신과 미래에셋 출신을 구분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것도 업계에서는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화학적 '분리' 상태가 1년가량 지속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외풍까지도 거세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주 발행어음 인가 심사 보류 통보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 거래를 조사하고 있단 게 걸림돌이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컨설팅과 다른 계열사들의 거래, 그룹 지배구조 문제 등이 문제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언제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대주주가 검찰 수사를 받거나 금융위원회, 공정위, 금감원 등의 조사를 받고 있을 때는 인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당국 발표에 질세라 같은 날 미래에셋대우는 7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자기자본 8조원을 넘겨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종합투자계좌(IMA)가 허용되는 자본 수준을 충족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은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이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는 직원 해고 혹은 자발적 이탈 등에 조직이 불안한 상태고 외부적으로는 초대형 IB 지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경영진들의 고심도 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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