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조동철 위원이 어떤 발언을 했을지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공교롭게도 조동철 위원이 KDI 출신이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9일 한국은행은 2017년 제22차 금통위(11월 30일 개최) 의사록을 공개한다.

지난달 금통위는 7명의 금통위원 중 조동철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낸 상태에서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회의다.

금통위 의사록에는 위원들의 경기 상황 진단과 기준금리 조정에 대한 의견 등이 수록된다. 따라서 향후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어떻게 조정될지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판단 근거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 발표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사로 조동철 위원의 발언 내용을 꼽았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11월 금통위가 끝나고 일주일 후인 지난 6일 '2017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에 '직격탄'을 날렸다.

KDI는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채권시장 분위기와 달리 오히려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맞불을 놨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에선 KDI의 지적에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반도체 중심의 경기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정부의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더불어 11월 금통위에서 KDI 출신의 조동철 위원이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것은 이 같은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동철 의원이 어떤 논리와 톤으로 기준금리 인상 반대 의견을 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11월 금통위 의사록 발표가 기준금리 인상 반대 세력이 결집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11월 금통위에서 공식적인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은 1명이었지만, 그와 비슷한 목소리를 낸 금통위원이 또 있을지도 관심사다.

간접적으로 기준금리 동결 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이 추가로 있을 경우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프랍 딜러는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반대파인 조동철 위원 외에 신중론을 표명한 위원이 한두 명 더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한다"며 "반대파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컸을 경우 저물가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옹호한 이주열 총재의 입지가 약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한은의 향후 행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몇 명의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스탠스를 취했는지가 중요하다"며 "반대로 당장 내년 1월은 아니겠지만, 기준금리를 서둘러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위원이 있으면 이 역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증가는 가계와 기업 모두에 위험 요인이 된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 조절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금리 인상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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