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은행권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강화 시행을 대비하기 위해 2분기 중 채권 발행을 늘리면서 하반기 은행채 발행 전망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하반기에는 오히려 채권 발행 분산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들이 LCR 규제를 맞추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서두르는 데다 하반기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채권 발행에 나서는 측면도 있어서다.

서울 채권시장참가자들은 2년 연속 4분기에 나타났던 은행채 발행 폭증에 대한 우려를 거둘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23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일자별 신규종목 현황(화면번호 4204) 등에 따르면 올해 시중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총 18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발행액인 11조9천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하반기 도래하는 은행채 만기는 약 48조8천억원이다. 이 중 특수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채 만기는 9조원 가량이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채 만기는 총 45조3천억원 가량이었고, 이 중 시중은행채 만기는 13조5천억원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시중은행의 만기 도래액은 줄어들었다.

시장참가자들은 하반기 은행채 발행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하다. 은행들이 LCR 이슈로 상반기에 채권 발행을 서둘렀다고는 하지만 하반기 특수은행 채권 만기가 워낙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채의 경우 발행이 불가피할 경우 금리 수준과 상관없이 찍어내는 경향이 있어 크레딧 스프레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시장참가자들의 생각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하반기에 몰렸던 차환발행 리스크는 분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2년 연속 4분기 발행이 몰리면서 시장에 충격을 미쳤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작년이나 재작년에도 연말 부근에서 채권 발행이 늘어났던 이유 중 하나가 LCR 이슈였다"며 "이미 이런 상황이 두 차례나 반복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이를 감지하고 미리 준비하는 경향이 생겼기 때문에 지난해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5~2016년의 경우 금리 하락기다보니 최대한 늦게 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도 발행 스케줄을 앞당기는 요인 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반면 시장참가자들은 하반기 은행채 발행 이슈에 여전히 민감한 상황이다.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데다 최근 2년동안 은행채 발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경우 단기 구간의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매년 하반기에 단기금리가 상승하고 크레디트 스프레드 악화를 겪으면서 은행채 발행 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며 "게다가 통화정책 시그널이 인상 쪽으로 나오면서 여러 가지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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