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부총재를 동반자로 생각, 절대적 의지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40여 년간 한국은행에 몸담았던 장병화(63) 부총재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23일 이임식을 했다.

장 부총재는 올해로 창립 67주년을 맞은 한은과 40년 역사를 함께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10시 태평로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3년간 부총재를 동반자로 생각하고 정책 결정 과정과 내부 경영에 있어 절대적으로 의지했다"며 "실세 부총재라는 안팎의 평가에 내심 흡족했다"며 장 부총재에 대한 남다른 믿음과 애정을 표현했다.

이 총재는 "3년 전 총재에 부임하자마자 장 부총재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법상 부총재 임기가 짧아 총재보다 먼저 한은 문을 나서게 됐다"며 "장 부총재는 동기 중 단연 부각됐고, 남다른 이목을 받았으며 상사와 동료, 후배 모두로부터 칭송받은 사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 총재는 인사 중간중간 말을 멈추기도 하는 등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였다.

장 부총재도 이에 화답했다. 인사말을 읽어내려가면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직원들도 눈물을 훔쳤다.

장 부총재는 "분에 넘치는 좋은 말에 감사하다"며 "평생 담은 한은을 떠난다니 갖가지 감회가 밀려온다"며 총재와 금통위원, 임직원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부총재로 지낸 것은 큰 영광이자 축복이었다"며 "몸은 고달팠지만, 총재에 대한 신뢰로 마음고생 없이,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일했다"고 자신을 '복 받은 부총재'라고 칭했다.

'명장 밑에 약졸 없으나 약졸 위에 명장도 없다'며 남은 임직원들이 모두 합심해 이주열 총재를 성공한 총재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장 부총재는 "성공한 총재로 평가받도록 임직원이 전력을 다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성공한 총재는 성공한 한은 성공한 나라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동철 금통위원도 "부총재는 이미 성공한 부총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며 "누구보다 한은을 사랑하는 분이란 것을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고별사를 전했다.

커뮤니케이션국은 장 부총재 관련 동영상을 준비했다.

후배 한은 직원들은 한결같이 '따뜻한 카리스마', '부드러우면서 강한 카리스마'로 장 부총재를 평가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장 부총재는 이임식에 참석한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전했다.

장병화 부총재는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했으며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이주열 총재와는 입행 동기다. 이후 조사국과 자금국, 금융시장국, 정책기획국, 런던사무소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12년에는 부총재보 퇴임 후 서울외국환중개 대표이사를 지내다 2014년부터 부총재로 임명됐다.

장 부총재의 향후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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