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강화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신규투자에 속도를 내는 롯데케미칼이 하반기 회사채시장에 복귀할 지 주목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삼성 화학사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최대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타이탄의 상장을 결정하며 전방위적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내달 28일 지난 2014년 3년물로 발행했던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도 맞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더해 자회사인 타이탄의 상장을 감안하면 투자 관련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며 "내달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에 대해서는 상환과 차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4월 6천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위해 금융시장을 찾았다가, 기관들의 '러브콜'에 발행 규모를 늘려 총 7천600억원의 회사채를 찍었다.

유가 수준이 하향 평준화하면서 정유·화학 업종이 'V자 반등'을 이어가자, 기관들도 잇따라 롯데케미칼 회사채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후 9월 만기도래한 1천900억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회사채 발행 없이 상환하는 조치를 취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와 제품 마진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업황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3월 이후 석유화학 제품 전반의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하반기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신규 증설이 대기 중인 점도 향후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 화학사 인수와 미국 에탄크래커(ECC) 건설 등의 대형 프로젝트로 자금 지출을 지속해 온 점을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이 외부 차입을 고려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미국 ECC 공장의 경우 대부분의 투자금 집행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현재 해당 프로젝트는 30%가량 완성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최근 말레이시아 공장뿐 아니라 국내 공장의 증설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의 경우 오는 3분기로 예정된 타이탄의 상장을 통해 관련 자금을 충당할 예정이나, 국내 프로젝트의 경우 투자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여수 에틸렌 공장의 생산 능력을 연간 100만t 규모에서 120만t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금액은 3천억원에 달한다.

또 최근에는 3천700억원을 추가로 투입, 울산 MeX(Meta Xylene) 제품 공장과 여수 PC(Polycarbonate) 공장의 증설을 추진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인 LG화학이 수요예측 신기록을 갱신하는 등 화학업종에 대한 회사채 투자자들의 인식은 대폭 개선된 상황"이라며 "미국과 달리 국내 기준금리가 동결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기업들에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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