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세제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한 가운데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가격은 세제개편안의 양원 통과 속에 내림세를 지속했다.

달러화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렸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상승했다.

미 상원은 전일 늦게, 하원은 이날 세제안을 최종 가결했다.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공화당이 최종적으로 확정한 세제개편안은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7%로 내리는 내용을 담았다.

감세 효과는 향후 10년간 1조 5천억 달러(1천630조 원)로 추정된다.

이날 미 주택시장 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왔다.

미국의 지난 11월 기존주택판매는 허리케인 영향에서 벗어나며 크게 늘어났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1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 대비 5.6% 증가한 581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6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전망 집계치는 0.7% 증가한 552만 채였다.

NAR의 로렌스 윤 경제학자는 "최근 몇 분기 경제 성장률이 빨라지고, 주식시장이 오른 데다 일자리 증가가 계속했다"며 "이 점이 올해 말로 가면서 주택 구매 수요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부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판매가 늘었다.

11월 주택판매는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11월 기존 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5.8% 상승한 24만8천 달러를 나타냈다. 주택 가격 상승세는 5년째다. 중간 판매가격은 물가가 반영되지 않는다.

11월 기존 주택재고는 3.4개월 치를 나타냈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낮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세제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한 가운데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10포인트(0.11%) 하락한 24,726.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2포인트(0.08%) 내린 2,679.2

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9포인트(0.04%) 낮은 6,960.9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혼조세로 출발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세제개편안 단행이 임박하면서 이익 실현 매물로 증시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 상원과 하원이 세제안을 모두 가결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 세제개편안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는 안을 담고 있어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칩 제조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회계연도 1분기 매출 호조로 4% 넘게 상승했다.

회사는 1분기 순이익이 26억8천만 달러(주당 2.1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45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68억 달러를 나타냈다.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EPS 2.20달러, 매출 64억4천만 달러였다.

미국 특송업체인 페덱스의 주가는 회계연도 2분기 실적 호조에 3.5% 올랐다.

페덱스는 조정 EPS가 3.18달러, 매출이 16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조정 EPS 2.73달러와 매출 157억 달러를 모두 웃돈 것이다.

미국 식료품 제조회사인 제너럴 밀스의 주가도 2분기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실적 전망치를 상향한 영향으로 2% 상승했다.

제너럴 밀스는 2분기 순이익이 4억3천50만 달러(주당 74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EPS는 82센트로 팩트셋 예상치에 부합했다.

매출은 42억 달러로 팩트셋 조사치 40억9천만 달러보다 높았다.

회사는 또 2018 회계연도 순매출이 올해와 같거나 1%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 기존 1~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상향 수정했다.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인 블랙베리의 주가도 실적 호조에 12% 상승했다.

블랙베리는 회계연도 3분기 조정 EPS가 3센트를 기록해 손익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던 팩트셋 조사치보다 높았다.

매출은 2억2천600만 달러로 팩트셋 예상치 2억1천220만 달러를 넘어섰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세제개편 최종안이 통과되더라도 증시가 소폭 조정을 받을수 있다며 최근 몇 주 동안 세제안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이라

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0.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39% 내린 9.6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세제개편안의 입법화 임박 기대 속에 내림세를 지속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오른 2.497%에서 거래됐다. 지난 3월 17일 이후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6bp 높은 1.861%에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4bp 상승한 2.876%에 거래됐다. 6주래 가장 높다.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보다 더 높이 올라,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세제안이 몰고 올 성장과 물가 상승 기대로 하락 출발했다.

전일 미 국채는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보다 더 많이 오르면서 이틀 연속 최근 진행된 수익률 곡선 평탄화 거래가 되돌려지는 모습을 보였다.

세제안에 대한 시장별 반응 차이도 관심을 끌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주식 전략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법인세율 인하를 담은 세제안에 대한 희망으로 사상 최고치를 보이지만 미 국채시장과 달러화는 비슷한 낙관론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리는 다양한 자산들의 괴리는 세제안이 진정으로 미 경제에 중요한 성과를 낼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다며 증시는 '예'라고 말하고 있지만, 다른 시장은 꼭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말리는 이는 뉴욕증시의 과매수 상황과 함께 2018년 초 우려 거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틀째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이 오른 것도 미 국채에 영향을 줬다. 10년 만기 분트 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상승한 0.402%에 거래됐다. 전일 독일 재무부는 내년에 30년 만기 국채 발행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해, 장기물 매도세를 촉발했다.

ABN암로는 분트 10년물이 경기 호조와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감소에도 저물가로 인한 성장 한계에다 중앙은행의 느린 정책 정상화 탓에 2019년까지도 1% 선을 못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하락 속에 추가 매도세가 나와 낙폭을 더 확대했다.

금리 전략가들은 세제안 처리 과정에서 나온 전일의 강한 매도세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시장 격언대로 실현될지와 10년물 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을지를 주목했다.

올해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978년 이후 일중 변동 폭이 가장 작은 해였다. 또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3월에 2.609%까지 오른 후 이 선 아래서 계속 유지됐다. 하지만 연말 유동성이 적은 상황이 오히려 이 선을 뚫을 좋은 여건일 수 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애론 콜리 전략가는 "전일의 국채 매도세는 약세론자들에게는 금상첨화였다"며 "'소문에 매도해서 뉴스에 사는 게' 올바른 전략인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리는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근처에 있어서 추세 반전을 말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이미 세제안으로 인한 상승분을 일부 되돌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챨스 슈왑의 케이시 존스 수석 전략가는 "세제안이 채권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며 "하지만 이것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MUFG 증권 아메리카의 토마스 로스 디렉터는 "일부 투자자들은 10년물이 2.50% 선 위에서 머물면서 더 오를지에 대해서 겁먹고 있다"며 "이는 추가 매도세에 불을 지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시장 분석가는 올해는 트럼프와 세제안이 장악한 한해였지만 내년은 중앙은행과 정책 정상화가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크바는 내년 1월부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채권 매입 규모를 또 100억 달러 줄이기 시작한다며 유럽중앙은행(ECB)도 한 달 700억 달러 매입을 절반으로 줄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12월부터 1월까지 550억 달러의 유동성이 줄고, 내년에는 1조 달러의 유동성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 전략가는 내년 10년물 수익률이 2.95%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며 다만 시장이 제롬 파월 차기 연준 의장을 현 의장의 복제인간으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40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86엔보다 0.54엔(0.47%)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87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40달러보다 0.0037달러(0.31%)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4.7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63엔보다 1.07엔(0.79%) 높아졌다.

달러화는 이틀째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혼조세로 출발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세제개편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음 날 BOJ 통화정책 회의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의 라보뱅크는 BOJ의 총재 발언이 달러-엔 환율의 상승을 붙잡아 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은 BOJ가 기존의 대규모 질적·양적 완화 기조를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시장은 이보다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발언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번 구로다 총재의 발언은 BOJ가 정책 미세 조정을 할지, 한다면 시기가 언제일지에 관해 시장을 고민하게 한 바 있다.

은행은 이런 고민은 앞으로 몇 달간 달러-엔을 위로 끌어올릴 '캐리 트레이드' 여력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코메르츠방크는 BOJ가 현재 0%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를 높일 것이라는 시장의 일부 기대가 실현되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와 신용 증가세를 줄이는 기조에 속속 동참하고 있지만, BOJ가 정상화로 발걸음을 옮긴다면 엔화가 절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이는 이미 약한 물가에 더 하락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하락세 속에 엔화에 오름폭을 더 확대했고, 유로화에는 낙폭을 줄였다.

전략가들은 미 세제안이 미칠 파장에 대해서 다양하게 분석했다.

ACLS 글로벌의 마샬 글리터 수석 전략가는 "세제안이 미 경제를 많이 부양할 것 같지 않으면서도 재정적자는 키울 것이라는 점은 뒤늦게 깨달은 부분"이라며 "물론 이 법안이 미 국채 금리를 높인다면 달러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리터는 "하지만 비용은 얼마나 발생하는가 따져봐야 한다"며 "고성장에 따른 금리 상승은 달러에 긍정적이지만, 방탕한 정부에서 기인하는 높은 금리가 과연 긍정적인가"라고 되물었다.

세제안에 따르면 미국 기업은 해외에 보유한 이익에 대해서 15.5%의 세율을 적용한 일회성 세금을 내게 된다. 이에 따라 이익을 미국으로 들여오려는 기업이 많으면 달러 수요가 촉진될 수 있다.

그러나 BMO 캐피털 마켓츠의 그레그 앤더슨 외환 전략가는 "최근 달러 약세의 일부분은 개편안에 달러 환류를 강제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보통 연말 흐름은 유로화에 긍정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전략가들은 BOJ가 취할 수 있는 포석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츠는 "구로다 총재가 초완화 정책의 부정적 효과를 말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행 정책이 안 바뀔 것으로 본다"며 "다만 BOJ가 경제 전망을 수정하면서 파장이 있을 수 있고, 정책 비틀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은 내년 초에 엔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은 현재 73세인 구로다 총재가 내년 4월에 임기 만료 후에도 그 자리에 있을 것인가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이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BOJ 총재는 연임한 적이 없다.

은행은 또 BOJ가 내년 어느 시점에 초완화 정책을 되감을지 고민할 것이라는 시장의 의심도 잠재적인 불안정성을 초래할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3센트(0.9%) 상승한 58.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시장의 우려 요인이었던 미국의 원유재고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65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는 320만 배럴 감소였다.

휘발유 재고는 124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배럴 77만 배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는 11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5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WTI 가격은 EIA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 후 전일보다 0.1% 상승한 57.58달러에 움직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일 미국석유협회(API)는 같은 기간 미국 원유재고가 52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API의 원유재고는 3주 연속 줄었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200만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29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API의 원유재고 발표 뒤에도 WTI 가격은 시간 외 전자거래에서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하루 생산량을 180만배럴 줄이는 합의를 이행하는 가운데 미국의 생산 증가는 유가 상승을 제한한 요인이 됐다.

최근에는 재고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생산 증가 우려가 다소 완화되는 상황이다.

프라이스 퓨처스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날 발표된 원유재고 지표와 관련해 처음 시장에서는 이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트레이더들이 선뜻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리퍼 데이터의 맷 스미스 원자재 리서치 디렉터는 "휘발유 재고가 다시 증가한 것은 11월 첫주보다 재고가 9%가량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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