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코스콤 직원들이 따뜻한 연말을 보내게 됐다. 회사의 통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콤에서는 전체 직원들에게 창사 40주년 기념 선물로 '다이슨 무선 청소기'를 지급했다.

창립 40주년을 맞으며 겸사겸사 직원들에게 가격대가 높은 선물을 안겨줬다고 한다.

올해 다이슨 청소기는 가전제품 시장에 지각 변동을 가져왔다고 회자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최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해외 직구에 나선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다이슨 청소기의 가격은 50만~70만원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코스콤 전체 직원 수 708명으로 계산하면 4억원에 가까운 돈이 쓰인 것이다.

이렇게 고가의 선물이 지급되면서 증권가에선 또 한번 '신의직장'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콤의 모회사인 한국거래소도 지난해 직원들에게 창립 60주년 기념품을 지급한 바 있다. 60만원 상당의 정장을 임직원 800여명에게 지급한 것이다. 거래소는 이 때문에 국회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거래소가 60주년 행사와 기념품 지급 등에 5억원 이상의 비용을 집행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모회사가 값비싼 기념품 지급으로 지적을 받은 지 1년만에 자회사가 고급 선물을 임직원에 지급한 점을 두고 이런저런 뒷말이 나온다.

코스콤은 증권, 파생상품 시장과 증권사 등에 필요한 전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데, 여의도 증권가에선 몇 개 남지 않은 '신의 직장'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콤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1억800만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연봉이 높았던 NH투자증권보다도 몇백만원이 더 높다.

코스콤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5년으로 증권업계의 평균 근속연수 9년보다 두 배 가까이 길다.

이렇게 업무 환경이 좋기 때문에 여의도 증권맨들은 코스콤을 '신의 직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코스콤의 선물 지급에 대해 나름의 사정이 있다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부에서 코스콤이 '신의 직장'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내부에서는 나름대로 치열하게 영업하고 있다"며 "꾸준히 이익도 증가하고 있어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지급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대폭 상승했다"며 "급여와 판관비 등을 졸라 매 이익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사장이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재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고 한 만큼, 향후 어떠한 성장 전략을 펼칠지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코스콤 측은 "창립 40주년 기념으로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지급된 것"이라며 "전임 사장인 정연대 사장 재직 당시 결정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산업증권부 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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