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반도체 시장은 내년까지 호황을 지속할 전망이다.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구조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미 큰 폭으로 올라 PC나 스마트폰, 서버업체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와 같은 고공행진은 제한될 것으로 추정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PC용 D램인 'DDR4 4Gb(기가비트) 512Mx1 2133MHz'의 평균 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은 3.59달러로 집계돼 올해 들어 85.1%나 올랐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인 128Gb 16Gx8 MLC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5.60달러를 유지하며 두 달째 변동이 없었다. 올해 들어서는 32.7%나 가격이 인상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에도 D램의 공급 부족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낸드는 투자 비중이 커지면서 3D(3차원) 낸드의 수율이 개선됨에 따라 공급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까지는 대체로 호황이 지속되겠지만 내년 이후 앞으로 2~3년 후에는 반도체 시장이 정점을 찍고 업황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TB투자증권은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이 지난 9월과 10월에 신모델을 출시했다. 이들 업체는 듀얼카메라와 3D 센싱 등 새로운 기능 구현을 위해 D램은 4~6GB, 낸드는 64~128GB 등 고용량 반도체 채택비중을 늘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S8의 경우 D램 용량은 4GB이고, 중국에서 출시되는 모델은 6GB이다. 비디오게임 장비업체인 레이저는 최근 8GB D램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내놨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이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에서 중요한 기능으로 자리 잡음에 따라 하이엔드 스마트폰에서 D램의 용량은 둔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리츠증권은 D램 시장을 확신하는 이유에 대해 "구조적으로 투자효율이 둔화하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보수적 경영정책을 나타내고 있고, 과거에는 출하량 전망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서버 중심의 탑재량이 수요 예측에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의 D램 출하량이 얼마나 늘어나느냐보다 고용량 D램을 주로 채용하는 서버 등 응용처에서 얼마나 많은 D램을 탑재하는지 예측하는 게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다만 낸드는 '수요의 가격 탄력성' 때문에 판매가격이 향후 원가하락 속도와 유사한 범위 내에서 하향될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의 하강사이클의 발생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으로 평가했다.

D램 후발주자의 점유율 확보 욕심이나 삼성전자 등 선두업체의 위기의식 때문에 공급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나 모바일 제품의 출하량이나 채용량 증가세의 둔화 혹은 서버 고객의 투자가 급감 등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 모두 낮다는 것이다.

IC인사이츠는 그러나 D램 시장의 성장세가 머지않은 미래에 크게 꺾일 수 있다면서 역사적 추세를 들어 경고했다.

향후 1~2년 사이에 올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발표한 증설계획에 따른 D램 캐파가 확대돼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약세를 띠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에 발표한 D램 신규 캐파는 2018년부터 가동될 수 있다. 마이크론은 D램 팹을 새로 마련할 필요성이 없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다른 두 업체가 치열하게 시장점유율을 더 확보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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