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보험사들은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내년 국고채 발행 계획과 관련해 정부가 장기물 발행 비중을 늘리기로 한 것은 장기투자기관들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1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기재부는 전일 '2018년도 국고채 발행계획 및 제도개선 방안'에서 20년 이상 장기물 비중을 올해보다 약 5%포인트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장기물 수요 증가에 대응해 30년물 스트립 비경쟁인수공급을 월 1천500억 원에서 2천5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또 50년물 발행과 관련, 보험사와 연기금 등의 실수요, 경제·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기로 했다.

최종 수요자인 생명·실손보험사, 연기금 등과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 발행 여부, 시기, 규모 등을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보험사 자산운용담당자들은 정부의 장기물 발행 비중 확대 방침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을 앞두고 장기채를 더 많이 사야 하기 때문에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정부가 장기채 발행 비중을 확대해도 수요는 계속 유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시장 안정성, 투자기관의 수요 등을 고려해 장기물 발행 비중을 확대한 점은 의미 있는 변화로 판단된다"며 "다만, 수익률 곡선 정상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아직 수요가 우위에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트립 비경쟁인수공급 규모 확대와 관련해선 "스트립 매출을 위한 과매수 경쟁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장기물 발행 비중 목표하에 발행 총량이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시장 수요에 맞춰 수익률 곡선이 왜곡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노력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국고채 50년물 발행과 관련해선 금리의 적정성 등을 고려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보험사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조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해 있다"며 "이번에는 국고채 50년물 수요조사 결과가 괜찮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듀레이션 확대를 위한 초장기채 수요는 존재한다"며 "발행의 안정성, 금리의 적정성 등 감안해 입찰 때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장기물 발행 비중 확대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선 향후 발표되는 세부 발행계획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사 관계자는 "장기물 발행 비중 확대나 50년물 발행 여부 등과 관련해 원론적인 얘기만 나왔고,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은 없었다"며 "시장은 실제 어떤 비중으로 발행되는지 내년 1월 국고채 발행계획 발표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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