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영국 국채가 미국과 독일 국채를 제치고 지난해 10%를 훨씬 웃도는 투자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또 작년 영국 국채의 화려한 성과가 올해에도 반복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자로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따르면 작년 영국 국채의 투자수익률은 16.9%로 집계됐다. 독일과 미국 국채는 각각 9.7%, 9.8%를 나타냈다.

10년물 영국 국채 수익률은 최근 2% 근처에서 머물며 독일과 미국의 국채금리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초와 비교하면 1.5%포인트가량 낮아진 것이다.

영국 국채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에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강해지고 있다.

작년 11월 해외 투자자의 영국 국채 매수 규모는 160억파운드(미화 250억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이며 집계가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투자자들이 영국 국채의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시중에 계속해서 유동성을 투입하기 위해 국채 매입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월에 BOE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 확대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다.

BOE는 지난 2010년 2천억파운드 규모의 1차 국채매입을 진행했으며 작년 10월 750억파운드를 2차로 배정했다.

샘 힐 RBC 캐피털 마켓츠 픽스트인컴 스트래티지스트는 "(국채 매입이) 더는 '만약'의 문제가 아니고 '얼마만큼'이 될 것이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영국의 '트리플A' 신용등급은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영국 정부의 긴축 프로그램은 국채 투자수익률을 깎아 먹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저지할 것으로 보인다.

닉 그리핍스 리글앤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금리 헤드는 "유로존의 문제가 계속되고 있고, BOE의 추가적인 자산 매입이 예상돼 가까운 미래에 영국 국채가 광채를 잃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닉 카트사이드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익스트인컴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5년에서 10년물 영국 국채를 자사의 픽스트인컴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영국 국채 금리는 낮아졌지만, 국채 시장이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면서 올해도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닉 CIO는 그럼에도 영국 국채금리는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리플A 신용등급을 보유한 국채가 점점 줄어들면서 영국 국채의 상대적인 매력은 더 커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은 계속 강등되고 있고 향후 수개월 내에 프랑스마저 최고신용등급을 잃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행들은 또 대출 담보로 쓰려면 등급이 높은 채권이 필요하다.

영국은 유로존 회원국이 아니어서 유로존 국가에 대한 구제금융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영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유로존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는 상황이다.

또 영국의 재정 적자가 유로존보다 양호하지만, 지출 확대나 세수 감소로 재정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데이비드 다이어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단기적으로 영국이 직면한 위험은 없다면서도 지금 영국 국채를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영국 국채에 대한 평가는 '중립'이라고 밝혔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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