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기획재정부가 이번 주 내년 연간 및 1월 국고채 발행 계획을 잇달아 발표해 이 재료가 서울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재부는 내년에 106조4천억 원 규모의 국고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20년 이상 장기물 발행 비중을 최대 40%로 확대하고, 실수요 등을 고려해 50년물 발행도 검토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또 내년 1월 7조2천억 원 규모의 국고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별로는 30년물 공급이 올해 1월 1조1천500억 원에서 1조6천500억 원으로 5천억 원 늘어난다. 이는 다른 구간 발행이 전체적으로 소폭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시장에선 장기물 발행이 늘어난 데 주목해 기재부의 이번 발표가 수익률 곡선을 가파르게 하는 재료가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국고채 발행 계획 발표 전날인 19일 2.412%에서 전일 2.445%로 올랐다. 같은 기간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2.397%에서 2.440%로, 국고채 50년물 금리는 2.398%에서 2.440%로 상승했다.

일각에선 기재부 발표보다는 해외 재료가 최근 국고채 장기물 금리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증권사 프랍 딜러는 "내년 연간 및 1월 국고채 발행 계획이 만기별 비중 등 세부 내역에서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미국 등 주요국의 장기물 금리가 오른 데 연동해 국내 장기물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딜러는 "국고채 발행 계획 발표의 영향력은 사실상 어제 소멸했다고 본다"며 "이 재료가 금리의 방향성을 바꿔놓는 터닝 포인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재료의 영향력도 일단 주춤하는 모양새다.

세제개편안 통과 기대로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전일에는 2.483%로 1.4bp 밀렸기 때문이다.

증권사 딜러는 "세제개편안 통과는 경제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감 강화, 재정 투입 확대를 위한 채권 발행 확대라는 점에서 모두 금리 상승 재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미 장기물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일단 멈춰 섰기 때문에 추세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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