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제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상품 출시가 서울 채권시장의 수급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중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에 은행권의 안심전환대출과 유사한 제2금융권 정책모기지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기존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바꿔주는 것으로, 올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포함된 사항이다.

당국은 가능한 한 빨리 준비 작업을 마무리 짓고, 내년 1분기 중에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우선 5천억 원 한도로 상품을 판매하고 수요를 살펴본 뒤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제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신청자가 많을 경우 주택저당증권(MBS) 공급 물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 이 이슈를 주목해 왔다.

일각에선 제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수요가 수조 원에서 십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2015년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 370조 원 중 약 9%에 해당하는 34조 원이 안심전환대출로 전환됐고,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MBS 물량이 나오면서 금리가 급등했다.

제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들은 그러나 새로 출시될 상품에 대한 수요가 정부가 애초 언급한 '5천억 원±수요'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권 안심전환대출 때 제2금융권의 수요도 조사를 했는데, 그다지 많지 않았다"며 "지금은 금리가 올라가고 있으니 그때보다는 수요가 많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원리금 분할상환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대출의 비중이 크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작업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그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현재까진 상품 출시 규모를 5천억 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한창 금리가 낮을 때 단위 농협 등에서 받은 저금리 대출은 원리금 분할상환 부담이 있는 새 상품으로 넘어오지 않을 공산이 크다"며 "제2금융권 안심전환대출 수요가 5천억 원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5천억 원이라는 수치도 연간 기준으로 본 것이기 때문에 월평균 물량은 5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이 정도면 채권시장에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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